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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최고 위험한 10대 도시

중.남미 최고 위험한 10대 도시

아메리카 대륙과 카리브해 도서에 있는  35개국이 미주기구(OAS)  회원국가들이 다. 이들 국가중  여행 금지, 자제 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신변안전과 위생문제가 심각한 라틴 아메리카 최고 위험한 도시들이 있다.

첫번째,  ‘씨우다드 후아레스’(Ciudad Juarez), 두번째, 샌디에고와 마주한 서부 국경도시 ‘띠후아나’ (Tijuana), 세번째, ‘멕시코 시티’다.  텍사스주 엘파소와 리오 그란데 강을 끼고 국경을 맞닫고 있는 치와와주 최대 도시 후아레스는,  한때 라틴 문화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던 곳이 다. 공장부지 구입이 저렴하고  값싼 노동력이 풍부해서  멕시코 제조업체의 20%가량이 사업하는  곳이다. 국경도시는 마약 루트, 중.남미 출신의 밀입국자들의 은신처가 되면서 무법천지로 변했다.  현상금 100억원이 걸린 ‘엘 짜뽀’ 구스만이 두목으로 있는 시날로아와 마따 쎄따의 세력 다툼으로 벌어진 전쟁으로 수만명이 살해됐다.  400명의 여성 근로자들이 연쇄 살해되었지만 사건은 미궁에 빠졌고, 여성들을 노리는 잔인한 도시로 전락해 버렸다.

멕시코는1992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이후 경제적 식민지로  전락하여 경제침체, 실업율 증가, 기본적인 식생활문제가 위협을 받게되면서 강도, 살인, 납치가  만연하기 시작했고, 마약 카르텔에 포섭된 경찰과 군인들까지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공권력에 의한 치안 유지는 무너져 범죄와 위험한 동거를 하고있다.

네번째, 온두라스의  ‘싼 뻬드로 술라’(San Pedro Sula). 다섯번째, 엘살바도르의 ‘싼 살바도르’ (San Salvador)다.  중미에서 최고 위험한 싼 뻬드로 술라의  ‘리베라’ 지역을 접수한 ‘MS-18’  과 적대적 라이벌 ‘ MS-13’ 과 벌이는 주도권 다툼에 하루 저녁 살해된 36구의 주검이 발견되는 무서운 곳이다.  ‘살인자의 수도’로 불리는 이유는, 내전을 경험하면서 총포를 능숙하게 다루는 게릴라 같은 폭력배들이 조직력을 갖추고 마약 밀매, 살인, 납치, 인신 매매를 벌이기 때문이다.

여섯번째,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 유통, 판매 국가인 콜롬비아 메데진, 일곱번째, 콜롬비아 보고타, 여덟번째, 신흥 마약 제조 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페루의 리마에 값싸고 순도 높은 코카인과 헤로인이 넘쳐나 고 있다. 아홉번째, 베네수엘라의 ‘까라까스’(Caracas). 마지막 열번째가 브라질의 세계적인 미항 리우 데 자네이로다.  미국의 쉐일가스(Shale Gas) 채굴로 유가가 하락되자 세계적인 산유국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에 경기침체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비례하여 까라까스와 리우 데 자네이로의  빈민가(화벨라)는 점점 확장되고 있고 정의와 공법이 사라진 무법천지 같은 그곳엔 각종 사회악이 넘실거리고 있다. 교회들의 단기선교로 왕래가 빈번한 요즘, 행여라도 있어선 안될 불상사를 막기 위해 늘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만사 불여튼튼  …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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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향장육(五香醬肉)

오향장육(五香醬肉)

옛부터 ‘복달임’에 좋은 음식 3품이 있었다는데, “일품이 민어찜, 이품이 도미찜, 삼품이 보신탕”이라 했다. 여름철 최고 보양식 민어는 부위마다 각기 다른 맛을 내고, 젤라틴이 풍성한 부레를 기름장에 찍어서 먹는 맛은 과히 최고였다고 한다.

육류를 즐긴 서양의 귀족과 세도가들의 동양 향신료(Spice)에 대한 욕구가 서서히 유럽을 깨우기 시작해 세계사의 운명을 바꿨다. 이를 계기로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의 탐험가들의 대항해가 시작됐고, 해상무역을 주도하게 되었다. 동양의 신비스러면서 황금처럼 부가가치 높은 향신료를 찾기위한 목숨을 건 위험한 항해가 이어졌고, 인디아 말라바르 해안에서 후추를, 스리랑카에서 계피, 인도네시아 몰루카 제도에서 정향(Clove), 반다 섬에서 육두구(Nutmeg)와 팔각(Star Anise)…. 보석같고 묘약같은 향신료를 구해 유럽으로 유입하기 시작했다.

유럽인들은 왜 비싼 향신료를 황금과 바꿀 정도로 선호했을까? 냉장 설비가 없던 중세시대, 빵과 감자, 소금에 절인 저장육과 생선을 먹으며 식상해하던 유럽인들이 후춧가루를 친 신선한 스테이크를 맛보자 환장하기 시작했다. 육고기 요리에 매콤 쌉싸름한 정향 가루를 뿌리고, 사향 향기 가득한 육두구 가루를 넣어 조리하면 음식의 풍미는 더 고급스러워졌다. 고기 누린내를 제거하고, 성욕을 돋우는 강장제와 의약품으로 여겨졌다. 특히 유럽 대륙을 휩쓸었던 흑사병과 유행성 독감(Influenza) 에 많은 인명피해가 잇따르자, 후추와 향신료가 악취를 없애고 살균, 소독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그에대한 열망은 더욱 고조되었다

팔각형 별처럼 생긴 ‘팔각’의 향기는 까칠한 도시남성들이 좋아한다는 샤넬의 ‘알뤼르 옴므’(Allure Homme) 향수처럼 감미롭고 신선하다. 꽃잎이 활짝 펼쳐지기 전 채취하여 말린 모습이 못(Clove)과 흡사한 정향은, 세계 최고 조향사(Perfumer)였던 ‘파스칼 겔랑’이 프랑스 나폴레옹 황제를 위해 1853년 만들었다는 ‘오 드 콜로뉴 앵페리알’처럼 매콤 쌉싸름하면서 압도적인 향내를 발한다. ‘넛맥’으로 불리는 육두구는 살구처럼 생긴 과육이 농익어 벌어진 후, 씨가 햇볕에 바짝 마른 호두처럼 변하는데, 강판에 갈면 향긋한 사향 냄새가 번진다. 쿠바 아바나  선술집에 앉아 ‘노인과 바다’를 구상하던 헤밍웨이가 즐겨마신 ‘모히또’(Mojito)처럼 은은한 신사의 향기가 담겨있다.   

다섯가지 향신료(팔각, 정향, 계피, 오레가노, 산초)에 간장을 넣어 향이 녹아지도록 끓인 다음, 암퇘지 아롱사태를 넣어 오향이 흠뻑 배도록 삶는다. 실란트로, 양배추, 할라뻬뇨, 빨간 고추와 잣으로 고명을 얹은 오향장육에다  도토리 묵처럼 응고시켜 썰어 놓은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가을 들녁에 무르익는 오곡백과의 풍부한 향기가 스며든다.

오향장육은 췌장을 보호하고 위의 운동을 조화롭게하여 기를 돋구어 주며, 진액을 생성하고 폐 기능을 부드럽게하는 효능이 있다. 피의 흐름을 좋게하고, 기운을 북돋으며, 스테미너 강장제로 손색이없다.

굿스푼이 도시빈민들을 위해 여름철 ‘복달임’으로 거리급식한 오향장육(五香醬肉) 에도 다섯가지 향신료가 듬뿍 담겼다. 마늘, 양파, 생강, 파, 고수풀을 듬뿍넣어 영양과 맛과 풍미를 높였다. 천연 감미료 스테비아를 넣어 샐러드를 만들었고, 라임 향기 물씬나는 레모네이드로 더위에 지친 빈민들을 섬겼다. 구슬땀을 흘리며 조리하던 봉사자들의 등 언저리가 소금기로 하얗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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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쿤구니야 열병 (Chikungunya Fever)

치쿤구니야 열병 (Chikungunya Fever)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생물 중 하나가 모기(Mosquito)다.  모기가 무서운 이유는 강탈당한 피가 아깝고 물린자리가 가려워서가 아니라, 침을 피부에 삽입할 때, 타액과 함께 말라리아, 뎅기, 치쿤구니야, 황 열병 같은 감염성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함께 주입하기  때문이다.

몸 길이  4-5 mm 에 불과한 모기를 전자 현미경으로 촬영한 모습은 실로 경이롭기까지하다. 웽~ 소리를 내며 귀끝을 스칠 때 모기는 초당 300회를 날개짓  한다. 암컷 한마리가 300-700개의 알을 낳으며, 100개의 낱눈이 포도송이처럼 연결되어 겹눈을 이룬다. 먹잇감의 체온, 체습, 땀, 젓산, 이산화탄소 냄새를 맡아 접근케하는 촉수의 후각은 최신 레이더 처럼 민감하다. 사시미 칼 끝처럼 날카로운 6개의 침이 껍데기에 쌓여있다가  순식간에 혈관을 찾아 흡입하는 민첩함도 갖고있다

수컷은 침이 약해 동물 표피, 사람의 피부를 뚫지 못해 식물의 잎파리와 과일의 즙을 먹으며 사는 것과 달리 암컷 모기는 알을 낳기 위해 필사적으로 흡혈 대상을 찾아 비행한다. 지상으로부터 1-2m 높이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향하여 지그재그로 날아다니다 10-25m 떨어진 곳에 있는 동물이나 사람의 체취를 맡으면 무서운 속도로 목표물을 향해 돌진한다. 체온이 더 뜨겁고, 피부에 습기가 더 촉촉하면서 뚱뚱하고, 땀냄새와 체취가 강한 대상을 선별하면 잔인한 흡혈을 시작한다. 머리는 최대한 숙이고, 뒷발로 몸통을 최대한 높이든 다음, 침을 혈관(vessel)에 박고 한껏 빨아마신 다. 납작했던 배에 선혈이 가득채워지면 은신처로 피신하여 난소에서 난자가 숙성되도록 기다린 후 150-200개의 알을 낳는다.

빨갛게 부풀어 오르며 가려운 이유는 뭘까, 모기가 항혈액 응고제(anticoagulant)를 넣으면 몸에선 항원항체방어 시스템이 강화되면서 외부침입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한 면역 전쟁이 벌어지고 히스타민이 분비되면서 피부가 빨갛에 부풀어 오르며 가렵게 된다.

열대와 아열대에 서식하는 흰줄 숲 모기에 의해 옮겨지는 ‘치쿤구니야 열병’이 발견된 것이 1953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다. ‘치쿤구니야’는 스와힐리(Swahili)어로 ‘심각한 관절통 때문에 잔뜩 구브 린 채 절뚝 거리며 걷는다’는 의미다. 생명에는 지장이없지만 뎅기열(Dengue Fever), 황 열(Yellow Fever) 보다 더욱 극심한 관절통이 특징이다.

지난 8월 중순 멕시코 티후아나로 단기 선교를 다녀왔던 최장로(58세)가  열흘동안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치쿤구니야 증세 때문인지 화씨 103도를 넘는 고열, 밤이면 더욱 기승을 부리는 두통, 송곳으로 찌르는듯한 근육통, 무릎과 복숭아 뼈 관절이 퉁퉁 부어 걷기 조차 어려워 출입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예방 백신이나 약은 아직 없다. 철저한 예방이 최고의 치료약이 된다.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비뚤어 진다는데 여전히 기승을 부려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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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까를 벌목하고 커피 묘목을 심게하라

꼬까를 벌목하고 커피 묘목을 심게하라

커피와 와인은 인류 역사를 이끈 쌍두 마차같다. 기독교 문화가 뿌리를 내린 곳은 어디서나 포도가 경작되어 와인을 만들었다. 인류의 죄를 속죄하시려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쌍 그 리 아’(Sangria, 피)를 상징하는  것으로 성례식에 빠져서는 안될 주요한 음료로 사용되었다.

 이슬람 문화가 지배적인 곳에서는 커피가 음용되었다. 사람을 취하게하는 와인을 혐오하여 배척했다. 수피(Sufi) 무슬림 수도사들이 졸음을 털어내며 깊은 밤까지 수행할 때 정신을 맑게하는 각성제가 카베( 커피)였다.  현재 커피의 연간 거래량이 750만톤으로 석유 다음으로 주요한 품목이 되었고, 하루 소비량은 27억 잔에 이른다.

커피는 현재 세계 70여 개국에서 경작된다. 적도를 중심으로 남쪽에 위치한 남회귀선, 북쪽의 북회귀선 사이 열대와 아열대 지역이  커피가 경작되는 커피 벨트(커피 존)다.

브라질, 콜롬비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에디오피아가 세계 커피 원두의 65% 를 생산한다.  나머지 35%가 라틴아메리카의 멕시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까라구아, 꼬스따리까, 베네수엘라, 에꾸아도르, 페루의 비옥한 토지, 물빠짐이 좋고, 서리와 냉해가 없는 기후에서 재배된다. 커피의 대표적인 세 품종이 아라비카 (Arabica 70%), 로부스타(Robusta28%)와 리베리카(Liberica 2%) 다.

아라비카는  해발 600m 고지대에서 재배하는데 냉해나 병충해에 약해 상대적으로 생산비가 높다. 맛이 부드럽고 향이 좋으며  쓴맛, 자극성, 카페인 함량이 적어 원두 커피의 주원료로 사용된다. 로부스타는 쓴맛 떫은 맛이 강해 인스탄트 커피에 제격으로 베트남 해수면과 비슷한 평지에서 잘자라며 온도 변화와 병충해에 강해 생산비가 저렴하다

인도네시아 루왁(Luwak) 커피는 사향고양이(small Indian civet) 배설물로 만든다.  몸 길이 55 cm, 몸무게 3.6kg,  뾰족한 주둥이, 날카로운 이빨과 긴 꼬리를 갖췄고, 생식기와 항문사이에 주머니로 된 사향(麝香) 선이 있어 사향 냄새 짖게 풍기는 야생 고양이로 너구리와 흡사하다. 빨갛게 익은 커피 열매의  과육은 먹고 소화시키지 못한 빈은 배설물과 함께 버려진다. 변을 깨끗히 씻은  후 위액과 효소가 묻어있는 원두를 말려 루왁 커피를 추출한다. 1년에 500-800kg 원두가 생산되다보니 희소성 때문에 1kg 에 1천달러를 홋가한다.  독특한 사향 향기와 깊고 부드러운 커피 를 맛 보려면  최소 85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남미 잉카의 나라 페루가 신흥 코카인 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콜롬비아 기술자들에게 전수받은 만오천명의 원주민들이 6만 헥타르의 안데스 정글에서 매년 340톤의 마약을 생산한다. 마약의 주 원료가 되는 꼬까(Coca) 나무는 발본색원하고, 대체 환금작물인 파인애플, 카카오, 커피 묘목을 심어 개인, 가정, 국가를 파멸의 길로 이끄는 마약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해야 할 것이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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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의 부정부패

과테말라의 부정부패

탐욕과 이기심이 가득할 때 부정부패(不正腐敗)가 만연해진다. 부패(腐敗)는 유기물이 공기속의 산소, 빛, 열, 세균, 효소 따위의 작용에 의하여 썪고 분해됨을 뜻한다. 악취가 진동하는 이유는 단백질에 포함된 질소화합물, 황화합물이 분해될 때 생기는 분자들 때문이다. 사회 구성원이 권한과 영향력을 부당하게 사용하여 사회질서에 반하는 사적 이익을 취하려고 권력을 남용하는 것, 비리, 독직(瀆職), 뇌물 청탁, 공금 횡령, 사리사욕을 위해 직권을 이용하여 부당한 특혜를 베푸는 행위다.

부정부패 없는 청정 복지국가가 지구상에 있을까? 국제 투명성 기구(TI,  TransparencyInternational)가 최근 발행한 ‘세계부패지수’(GCB, Global Corruption Barometer)에 의하면,  가장 부패한 5대 집단으로 ‘정당, 경찰, 공무원, 입법 기관, 사법 기관’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존스턴 교수는 각 나라의 부패 유형을 4가지로 분류했다. 제1단계는 ‘독재형 부패’다. 중국, 인도네시아 등 정치 후진국에서 주로 나타난다. 제2단계는 ‘족벌형 부패’ 유형으로 러시아, 필리핀에서 나타난다. 제3단계는 ‘엘리트 카르텔형 부패’ 유형으로 정치인과 고위 관료, 대기업가 같은 엘리트층이 인맥과 연줄을 통해 부당 이익을 얻는 것으로 한국이 해당된다. 제4단계는 ‘시장 로비형 부패’로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등이 이에 속한다.

대륙별 최고 청렴국가로는 북유럽 스웨덴과 핀란드, 아프리카 보츠와나, 아시아의 싱가포르, 북미에선 미국과 캐나다, 남미에선 칠레와 우루과이 등이 꼽혔다. 1인당 GDP가 $7000달러, 인구 30%가 에이즈 (AIDS)에 걸려 신음하는 나라, 광물 수출, 관광사업에 의존하는 보츠와나가 세계 178개국 중 ‘부정부패지수’ 33위를 차지했다. 카타르 (22위), 칠레(25위), 아랍에미레이트(28위), 부탄(38위), 푸에르토리코(39위) .. 한국이 43위로 랭크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에 속한 34개국 중 27위를 차지할 정도로 부패지수 후진국이다.  

과테말라 페레스 몰리나 대통령(Otto Perez Molina, 64세)이 임기 만료 4개월을 남겨놓고 9월 초 감옥에 수감됐다. 수출입 업자들에게서 받은 수백만달러의 뇌물을 현직 대통령, 부통령, 장관과 세관장 등 30여명이 공모하여 꿀꺽한 비리때문이다. 계속되는 가뭄때문에 파종조차 못해 기근에 시달리는 과테말라 빈민들, 범죄 조직의 살벌한 폭력을 피해 목숨을 건 미국행 열차에 오르는 저들의 눈물겨운 탈주를 외면한채 호의호식하며 축재에 여념이 없는 그들에게서 악취가 진동한다.

청정 복지국가를 만들려면 국민 모두가 성실하고, 정직하며, 책임감과 높은 도덕 수준을 갖춰야 한다. 지도자들은 도덕 재무장을 하고 절차탁마해야 한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내부 통제 정책과  제3자 관리 체계와 내부고발 핫라인이 장려되어야 한다.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사람을 사랑함이 부정부패를 방지하는 최고 백신이 될 것이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마는 나 여호와는 심장을 살피며 폐부를 시험하고 각각 그 행위와 그 행실대로 보응하나니 ( 렘 17 :9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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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서민음식 ‘따말레스’

과테말라 서민음식 ‘따말레스’

세상에서 가장 맛있으면서도 냄새가 고약한 음식들의 공통점은 발효다. 육고기, 유제품, 생선과 젓갈 등 동물성 단백질이 효모나 유산균과 같은 미생물에 의해 발효될 때 극강의 악취를 동반하게 된다. 신체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항암에도 효과가 있음을 알지만 특유의 냄새때문에 쉽게 친숙 해질  수 없다. 젓갈과 각종 향신료가 잘 어우러진 묵은지를 토할 듯이 엮겹게 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혹적인 맛에 탄복한 김치 애호가도 있다. 내게 최악의 음식은 누군가에겐 최고 음식일지 모르기에 진지한 경험없이 함부로 호불호를 말해선 안된다.

중국인에게 사랑받는 특별한 음식 두가지. 오리알과 계란을 흙, 재, 소금, 석회,  쌀겨와 함께 섞어 두달이상 삭힌 것이 피단이다. 노른자는 검게 변하고, 흰자는 투명한 아교질로 바뀌어 쫄깃하고 고소한 별미로 재탄생하는데 고혈압과 중풍 예방에 좋다.  취두부는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것으로 찜통에 찌고 튀겨 먹으면 풍미가 대단하다.  거무 튀튀한 외모에 하수구 냄새가  역해서 선뜻 대하 기 어렵게 한다.

프랑스 불레트 다벤느(Boulette d’Avesnes) 치즈는 고기덩이같이 생겼지만 강한 향과 맛을 지녔다. 뉴질랜드의 ‘에피큐어 치즈’는  푸석한 식감과 고소함을 강화시키기 위해 3년동안 푹신 발효시켰다.  ‘악마의 항문’으로 불리는 이유는  발 고린내를 강하게 발산하기때문이다.

해산물과 젓갈 발효 식품은 냄새에 있어 단연코 압권을 이룬다. 악취 정도를 수치로 표시하는 앨러베스터(Alabaster) 를 AU로 표시하는데,  스웨덴  청어 캔푸드 수르스트뢰밍 (Surstromming)이 8070 AU로 세계 극강 악취 음식 최고봉에 등극했다.  청어를  소금에 절여 두달간 상온에서 발효 시킨후 살균없이 캔에 넣어 2차 숙성을 시키면 ‘날아 가는 새도 떨어뜨릴만한 대단한 냄새’를 풍긴다. 음식물 쓰레기통 악취가 36 AU,  공중 화장실 146 AU에 비하면 정말 극강 악취가 맞다.

한국의 삭힌 홍어가 버금이다. 톡쏘는 암모니아  냄새가 리트머스 시험지를 순식간에 파랗게 변색시켰다. 중독성있는 청량감을 맛보려면 눈물과 땀을 왈칵 쏟아야 한다. 3위는 알라스카 이누이트들의 키비악(Kiviak)이 차지했다. 바다 표범의 배를 가른 후 잡아온 바다 제비를 넣어  3년간 숙성시킨 요리다.  발효된 새의 체액을 빨아 마시는데  돼지 분뇨 냄새가 난단다. 일본의 쿠사야(Kusaya)는고등어에  간장을 발라 말린것인데, 숯불에 구우면 감칠맛 나지만 은행알 짓부순 냄새가 난다.  

과테말라  ‘따말레스’엔  원주민 인디오 후예들의 전통과 그들만의 특별한 문화와 식습관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따말은 옥수수 또르띠야에 여러가지 속을 넣어 만드는데 종류만 360개로 다양하다.   닭 가슴살을 ‘칠떼뻬(Chiltepe)’ 고추와 씰란트로, 양파, 라임으로 양념하여 바나나 잎으로 둘러 찜통에서 익혀 먹는데  순박한 서민들의 주요 먹거리다.  3년째 가뭄이 깊어 파종조차 못한 그곳에 배고파 아우성치는 도시빈민들의 고통스런 절규가  가득하다.  하나님이여 그곳에 생명을 살리는 비를 내리소서…..‘디오스 만다 쥬비아’ (Dios manda lluvia)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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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식 전통 맛집

볼리비아식 전통 맛집

애난데일에서 불과 10분 거리에 볼리비아 전통 음식을 파는 맛집이 있다. 콜롬비아 파이크에서 알링턴 방향으로 가다가 조지메이슨 길과 만나는 사거리에 '판 아메리카 베이커리 식당'이 바로 그곳이다. 작은 식당엔  라티노들과 색다른 음식을 찾는 외국인 식도락가들의 발걸음이 하루종일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다.

볼리비아식 스테이크 요리가 '실빤초'(Silpancho)다. 맛은 엄청스럽게 좋지만  만들기는쉬워 라티노들에게 사랑받는 요리다. 쟈스민 쌀로 밥을 하고, 쇠고기 안심을 빵가루에 묻혀 올리브 기름에 자작하게 튀겨낸 밀라네사(Milanesas)를 올리고, 그 위에 붉은 고추, 할라뻬노 , 자색  양파, 토마토를 다져서 올린다. 그릴한 감자 조각과 계란 후라이를 얹은 후 포도 식초와 매콤한 야흐와(Llajwa) 소스를 뿌려 먹는다. 실빤초를 바게트 빵에 담아 내면  '뜨란까뻬초' (Trancapecho) 샌드위치가 된다.

한인들이 '그래 이맛이야' 할 또 다른 고기 야채 볶음 요리가 '로모 살따도'(Lomo Saltado)다.  부드러운 쇠고기에 양파, 토마토, 파슬리를 간장으로 짭조름하게 졸인 후 감자 튀김과 쌀밥을 함께 담아 서브하는데  초록 고추 양념을 뿌려 먹으면 저절로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울만한 맛이다

굿은비 내리는 스산한 날씨엔 따뜻하고 영양이 듬뿍담긴 '퀴노아' (Quinoa) 숩이 제격이다.  퀴노아는 태양의 나라 잉카제국의 성스러운 곡물로 불린다. 산모의  초유처럼  영양소가 골고루 담겼는데,  필수 아미노산, 식이섬유, 무기질, 단백질, 칼슘, 철분, 인, 망간, 마그네슘, 구리, 사포닌, 칼륨까지 품고 있는 영양 보고다. 쇠 갈빗살, 당근, 셀러리, 호박, 커민, 양파, 퀴노아를 섞어 끓인 후 후추로 양념하여 바게트 빵을 적셔먹는 퀴노아 숩엔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을 잡아주고, 항암, 항염, 항산화, 노화예방, 피로회복,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맛과 영양이 한아름 담겨있는 약이되는 음식이다. 날 땅콩을 갈아 다양한 야채와 함께 끓인 '마니'(Mani, 땅콩) 숩은 구수하다. 아르헨티나 주최 라틴아메리칸 음식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전통 숩이다.

주전부리로는 '쌀떼냐'(Saltena, 왕만두)가 있다. 밀가루에 달걀 흰자와 아히(Aji, 노란 칠리 열매)로 노르스름하게 반죽하여 만두피를 만든 후 쇠고기, 완두콩, 감자, 파슬리, 건포도, 검은 올리브, 삶은 계란과 젤라틴 속을 넣어 닭 벼슬처럼 모양을 내어황금빛으로 노릇하게 구워낸다. 할라뻬뇨 소스 와 라임을 뿌려가면서 숟가락으로 조금씩 잘라 먹는 맛은 특별하다.  후식으로  건 복숭아, 계피, 건포도, 레몬을 섞어 만든 볼리비아식 수정과 모꼬찐찌로 입가심을 하면 산뜻함이 날아갈 듯 하다. 가끔 이민 생활에 지치고 힘들 때, 늘상 먹던 음식이 식상하게 느껴질때, 고향이 그립고 외롭게 느껴질 때....볼리비아 전통 맛집에 들러 잉카 제국의 역사와 전통이 담긴, 안데스 신토불이 식재료가 진하게 요리된  '뜨란까뻬초'와 '마니' 숩을 먹으며 극복함도 좋을 듯 하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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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라차(sriracha) 를 내게 파세요

스리라차(sriracha) 를 내게 파세요

‘태양의 제국' (El Imperio del Sol) 잉카(Inca)는 프란시스꼬 피사로가 정복하기 전 남미 최대, 최강 제국이었다. 수도 꾸스꼬(Cuzco, 배꼽)를 중심으로 페루의 뿌냐(puna)지역에서 크게 번성했던 잉카는 왕을 ‘태양의 아들’로 불렀다. 페루, 볼리비아, 에쿠아도르,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북서부 지역까지 안데스의 고산준령을 영토로 삼아 지배했다. 15세기말에는 인구 1200만명의 대제국을 이뤘고, 해안을 따라 3,600Km 의 도로를 개척하고 안데스산맥과 나란히 도로를 낼 정도의 지혜와 능력을 갖고 있었다.

정복자들에 비해 왜소하기 그지없는 그들이 거대제국을 이끌었다는 것이 경의롭다. 남성   인디오들의 평균키가 157cm, 여자들의 평균이145cm 였다고 한다. 해발 4000 m 의 악조건 아래서도 거뜬하게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평지의 다른 인디오들보다 3배이상 뛰어난 폐활량, 심장박동이 유난히 느릴뿐만아니라 혈액도 2리터 이상 더 많았고, 핏속엔 산소를 나르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두배이상 높게 측정되었다. 황제의 지엄한 명령은 파발마나 병거 대신 ‘퀴푸’라는 파발꾼이 릴레이식으로 매일 240 Km 거리를 달려 명령을 전달하고, 수행여부를 보고하였을 정도로 강인했다.


비운의 마지막 황제 아타왈파(13대)가 피사로에 의해 멸망되기 전까지 유구한 역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국민에게 예외없이 적용되었던 네가지 계명 덕분이다. 첫째 계명이 께츄아 언어로 ‘아마 쑤아’(Ama Sua)다. 스페니쉬로는 '노 로바르' (no robar) 도둑질하지 말라는 뜻이다. 둘째는, ‘아마 유야’(Ama Llulla)로, ‘노 멘띠르' (no mentir) 거짓말하지 말라. 셋째는, ‘아마 께야’(Ama Quella)로, ‘노 올가산'(no holgazan) 게으르지 말라. 넷째는 ‘아마 융까’(Ama Llunk’a)로, ‘노 치스따르'(no chistar) 타인을 비난하지 말라이다.

부강한 제국을 유지하고 계승발전시키기 위하여 누구든지 네가지 계율을 최선을 다해 지켜야 했다. 왕족과 귀족들은 백성들의 존경과 신망을 받기위해 솔선수범해야 했고, 지도층 인사들의 범법시에는 면책특권과 혜택을 박탈하고 일반 백성에게 시행되었던 것 보다 훨씬 더 무거운 형벌로 다스렸다. .

매주 수요일 오전 셜링턴 라티노 인력시장 앞에서 굿스푼의 거리 예배와 무료 급식 사역이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그러던 오늘 점심 배식때  '아마 쑤아'를 범한 사고가 발생했다. 개봉도 안한 '스리라차' (Sriracha, 고추 소스) 새 병을 누군가 슬쩍 훔쳐간 것이다. 음식과 급식도구를 옮겨준 라티노 중 한 사람이 분명하다. '자수하여 광명찾고 매콤한 맛 함께 즐기자'라고 여러번 외쳤지만 다들 묵묵부답이다.  교훈은 각인시키면서 창피와 모멸감은 최소화하려고 '스리라차 가져가신 분 내게 5달러에 파세요'제안했다. 잠시 후 온두라스 출신의 뚱뚱한 '레네'가 화장실 뒷편 으슥한 곳에 숨겼던 장물을 가지고 나왔고 기분좋은 맞교환이 성사됐다. 성배처럼 들려진 스리라차의 매운 맛을 함께 나눈 라티노들이 환하게 웃는다. "라티노들은 다 마약쟁이,살인자, 강간자, 도둑들" 이라는 한 대선 후보의 막말은 잘못됐다. 다만 만연된 부정부패와 가난이란 족쇄가 너무 힘들어 잠시 탐심에 유혹됐을  뿐이라고..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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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레타’ 에 담은 사랑과 그리움

‘술레타’ 에 담은 사랑과 그리움

한해동안 무성했던 신록들이 연분홍 단풍으로 바뀌는 가을이면 라티노 도시빈민들의 마음에도 가족에대한 그리움이 켜켜 쌓인다. 추수감사절, 성탄절, 세모가 가까우면 이국땅에서 가족의 생계를 위해 홀로 막노동하던 라티노들이 떠나온 고향산천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간양록 (看羊錄)을 쓰듯 처연해진다. 그립다고, 보고싶다고  쉽게 왕래할 수 없는 라티노들이 ‘술레타’ 택배 박스에 사랑과 그리움을 대신 채워 담는다. 워싱턴지역에 성업중인 택배 업체가  ‘뜨란스뽀르떼 술레타 인떼르나쇼날’ (Transportes Zuleta International) 이다. 플로리다 마이에미에 본사를 두고 25년전 부터 미국 전역에 라티노 커뮤니티가 있는 곳에서 맞춤형 서비스를 하고 있다.

‘술레타’에 전화하면 여러 규격의 박스를 가지고 에이전트가 방문한다. 박스에 무엇을 담든지  무게엔 상관이 없으나 박스 사이즈에 따라 가격은 달라진다.평소 가족들이 요청한 생필품, 선호하는 선물들의 리스트를 만든 후 쇼핑을 시작한다. 구세군, 굿 윌, 유니크의 중고품 매장에서 형편껏 의류, 신발, 장난감, 소소한 기계류와 의료 보조기구들, 부패하지 않는 식품들을 구입하여 박스 한켠에 차곡차곡 채운다. 절대로 넣어선 안될 금지 물품도 있다. 현금, 마약류, 골드와 보석류, 무기류와 불법 서류 등은 금지품목이다. 물품을 검수 한 후 의뢰인이 보는 앞에서 박스를 닫아 봉인하면 박스 사이즈에 따라 금액을 정한다. 가로, 세로, 높이가 20X20X20 정도는 170 달러를 지불해야 하고 가장 큰 박스(36X24X24) 는 350달러를 내야한다.

준비된 박스는 타코마 파크에 있는 ‘술레타’ 수화물 컨테이너에 담겨지고, 볼티모어 항구에서 중미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로 운송되는데 보통 20일 정도 걸린다. 이윽고 ‘술레타’ 박스가 도착하면 뛸듯이 기뻐하는 가족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여 그 즉시 전송함은 ‘술레타’가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분실없이 택배를 완성했는지 영수증 대신 확인시켜 주기 위함이다.    

전기 기술자 다니엘 오르티즈(60세)는 과테말라 싼타 크루스가 고향이다. 고향집에는 그의 부친  로물로 오르티즈(97세)와 노모 바르똘로 루아노(87세)가 생존해 계신다. 두 양주의 슬하에 16형제를 두었고, 결혼한 자녀들을 통해 증손자들까지 약 70여명의 대가족을 거느리고 있다. 고령의 부모가 아직 정정하시다. 텃밭에서 유기농 채소를 키워 자급자족하고, 앵두처럼 작고 앙증맞은 ‘찔떼페’ (Chiltepe) 고추와 보라색 양파, 씰란트로, 토마토를 잘게 썰어 넣고, 바다 소금과 우물물로 간을 해서 만든 ‘찔떼페’ 소스를 ‘엠빠나다’(만두)와 따말레스에 뿌려 먹길 좋아하신다. ‘찔떼페’ 소스가 노인성 질환과 각종 궤양을 예방하고 위 속에 더부룩한 개스를 제거해 주는 효능이 있어선지 노인은 돋보기없이 미국에 거주하는 8남매가 보내준 편지를 읽고, ‘술레타’ 박스에 담긴  자녀들의 선물을 챙기며 반색한다. 보청기 없이도 어린 증손자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듣고, 부지런히 텃밭을 가꾸며 행복한 말년을 보내고 있다. ‘술레타’ 박스에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담느라 재활용품 가게를 부지런히 전전하는 라티노들이 ‘미엘 데 아베하’(Miel de Abeja, 꿀벌) 처럼 발걸음이 가볍다.

(도시선교 문의: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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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의 몸값을 요구하는 조직폭력배

인질의 몸값을 요구하는 조직폭력배

중앙아메리카의 작은 나라가 ‘엘 살바도르’ (EL Salvador) 이다. ‘엘 살바도르’(The Savior, 구원자)란 이름이 참 성경적이다. ‘온 세상의 구원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 (Provincia de Nuestro Senor jesus Cristo el Salvador del Mundo) 라는 뜻이다.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구아와 국경을 이루고 있고, 태평양 연안과 맞닿아 있다. 척추같은  ‘쎄로 엘 삐딸’ (Cerro el Pital) 산맥이 환태평양 ‘불의 고리’ (Ring of fire) 와 연결되어 있어 화산 활동이 활발하며 크고 작은 지진이 빈번한 지역이다. 인구 89%가 메스티조(혼혈)이고, 백인 13%, 아메리카 인디오 렌까(Lenca), 까까우이라(KaKawuira), 나우아 삐삘(Nahua PiPil) 족이 있으며, 스페니쉬를 공용어로, 약간의 인디오 언어가 통용된다. 

영토는 미국 뉴저지 주 크기(20145 sq km)와 비슷하며, 인구 614만명 중 20%가 미국, 멕시코, 중미 여러나라에 난민처럼, 집시처럼 흩어져 살고 있다. 1979년부터 13년 동안 계속되었던 내전 때문에, 화산 폭발, 지진, 강력한 허리케인…반복되는 자연재해, 그리고 공권력이 부정부패의 늪에 빠져 자정 능력을 상실하자 전국에 암 세포처럼 퍼진 ‘빤디야’ (Pandilla, 조직 폭력배) 들이 무자비한 폭력, 마약 밀매, 살인, 납치, 인신매매 등이 성행하여 치안 불안과 가난을 탈피하고자 떠돌기 시작했다. 경제침체가 심각해지더니 2001년부터 자국 화폐 ‘콜론’ (colon) 은 폐지되었고 미국 달러를 법정 화폐로 채택하여 미국 경제에 더욱 깊숙히 예속되었다. 현재도 전체 GDP의  20%를 디아스포라 살바도리안들이 자기 가족을 위해 송금하는 것으로 채워질 정도로 경제활동이 약하고 어렵다. 또 전체 인구중 2만명 이상이 HIV 환자이고, 매년 400명 이상이 에이즈로 사망하며,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뎅기열 병이 창궐하는 곳이기도 하다.

셜링턴에 10년째 거주하며 막도동을 하는 호세 그라나도(52세) 에게 최근 큰  어려움이 생겼다. 엘살바도르 산미겔 (San Miguel)에 거주하고 있는 아내 (구아노 벨라스께스, 50세)와 두 아들 노에 그라나도 (16세), 데니스 그라나도 (19세)가 악명 높은 ‘엠에 에쎄’ (MS, 마라 쌀바두르차 갱그룹)에 인질로 잡혀있는데, 이번 월말까지 500달러를 송금하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고있기 때문이다.

수요일, 셜링턴 굿스푼 거리급식에 나온 호세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 고였고,  받아든 점심 접시를 한쪽으로 밀어놓은채 심란해 한다. 금년 여름 일자리가 변변치 않아 송금을 많이 할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더욱 심해진 당뇨 합병증으로 오른쪽 눈의 시력이 손상되어 급전을 만들어 보낼수도 없는 처지라 마음만 새까맣게 타들어 갈 뿐이다. 조폭들의 무서운 협박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죽음의 경계선을 오르내릴 식구들이 눈에 밟혀 좌불안석이다. 온 천하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생명이요 , 온 천하를 얻더라도 생명이 손상된다면 무슨 유익있을까. 기적적인 해결이 호세의 가족위에 함께하길 간절히 염원한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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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라과 세계 최대 토목공사

니카라과 세계 최대 토목공사  

1821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니카라과는 중미에서 가장 큰 나라다. 미국 뉴욕 주 크기와 비슷하고, 국토 중앙에 천혜의 담수호이면서 수원지인 ‘라고 데 니카라과’(Lago de Nicaragua)가 있다.

온두라스와 북쪽 국경, 코스타리카와 남쪽 국경을 이루고 있고, 태평양과 카리브해 양대 연안을 가진 아름다운 나라다. ‘쎄로 네그로’ 산맥은 불의 고리에 있는 활화산으로 꾸준히 화산 활동을 하고 있고, 지진, 산사태, 허리케인의 자연 재해가 있는 곳이나 고원 지역은 선선하고, 저지대는 열대지역이다.

국민 대부분이 스페니쉬를 사용하고, 약간의 아메리인디오들 중 ‘미스키토’ (Miskito) 인디오 언어를 사용한다. 금, 은, 구리, 텅스텐, 아연, 납, 목재, 커피, 바나나, 사탕수수, 쌀, 옥수수, 담배, 면화, 참깨, 콩, 쇠고기, 새우 등 천연 자원이 골고루 있어 미국, 멕시코, 캐나다에 수출 하면서도 라틴아메리카 국가중에서, 서반구 국가중  가장  가난한 빈국으로 남아 있음이 안타깝다.  너무 가난해서 슬픈 그곳엔 무분별한 삼림 벌채, 토양침식, 수질 오염, 사막화, 멸종위기 생물들이 증가하고 있다. 환경오염, 위험한 폐기물, 선박 오염, 위생 문제, 또 예방 접종이 용이하지 않아 박테리아로 인한 설사, 말라리아, 뎅기, 장티푸스, A형 간염, HIV가 창궐하고 있다.

니카라과의 최대 비극이 1978년 시작됐다. 모든 계층에 만연된 부정부패 , 부의 편중, 치안 불안과 빈곤이 심화되자 엘살바도르에서 유입된 막시즘(Marxism)을 표방하는 ‘싼디니스타’ (Sandinista) 게릴라가 암약하기 시작했고, 좌파 게릴라와 벌인 내전으로 수많은 인명이 손상되었으며 경제는 더욱 피폐 해졌다. 전체 인구 590만명 중 약 30만명이 코스타리카와 미국으로 난민처럼 떠돌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이집트의 수에즈, 파나마 운하는 미국 천하였다. 그런 미국을 상대로 세계 해상 물류 패권을 거머쥐려는 중국의 도전이 거세다. 인류 역사상 최대 토목 공사가 될 니카라과 운하 건설이 착공됐다. 홍콩의 통신장비 업체 거부 왕징이 500억 달러를 투입하여 태평양 해안의 ‘부리또’ (Burito) 항에서 시작하여 대서양 쪽 ‘뿐따 고르도’ (Punta Gordo) 항구까지 장장 278km의 운하길을  폭 230-500m, 수심  27m 로 잇는다는 야심찬 프로젝트이다.  중남미의 풍부한 천연 자원에 눈독을 들인 중국이 2020년 니카라과  운하를 완성 후 교두보 삼아 미국의 앞마당이라 할 수 있는 중남미의 해상물류 허브를 통제함으로 미국을 견제하려고 한다. 운하가 완성되면 20 ft 컨테이너 25000개를 실은 25만톤 규모의 화물선이 거뜬히 통과하게 된다. 세계 물류 5%를 책임지며, 매년 24억 달러의 통행료를 국가 재정으로 선사했던 100살 넘은 파나마 운하의 규모와 운송 능력이 다윗같이 아담한 규모였다면  니카라과 운하는 골리앗처럼 장대하다.

21세기 세계 최대의 운하건설에 니카라과가 들떠있다. 25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게되고, 매년 150억달러 이상의 통행료 수입이 국가 재정으로 유입되어 중미의 대표적인 복지국가가 될 꿈으로  부풀어 있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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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스런 벽

수치스런 벽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공용어인 ‘아프리칸스’(Afrikaans)어로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는 ‘분리, 격리’란 의미다. 1948년 보어(Boer) 계 백인이 흑인과 유색인을 격리시키기 위해 차별의 벽을 높게 쌓고 백인 지상주의 국가를 지향했던 악법이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라”며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이되었던  90년 초까지 약 40년간 남아공에서 악명을 떨치며 자행되었다. 모든 사람을 인종별로 백인, 명예 백인, 흑인, 컬러드(coloured), 인도인 등으로 분류했고, 전체 인구 2400만명 중 67%의 반투 흑인들은 홈랜드라는 별도의 빈민지역에 거주하게 한 후 출입증으로 통제했다. 차별의 벽은 반상의 벽처럼 높아서 백인과 이인종 (異人種)간의 결혼금지, 혼혈 금지, 출입구역 분리, 공공시설 이용에 엄격한 차별을 두었다.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이천년동안 나라없이 유랑하다가 1948년 5월, 팔레스타인에  돌아와 이스라엘을 건립한 후 주변 아랍국들과 크고 작은 전쟁을 치뤄야했다. 이스라엘의 최북단 국경도시 ‘무툴라’(mutulla) 와  레바논의 ‘파르킬라’(kfarkila) 사이에 높이 7m 의 견고한 시멘트 장벽을 쌓았다. 가자지구(Gaza, 팔레스타인), 시나이반도 국경(이집트), 요르단강 서안(west bank 요르단), 골란고원 국경(시리아)에서 기존의 철조망 경계를 걷어내고 저격수와 테러리스트들의 불법 국경 침범을 방어하기 위한 테러방지의 벽을 건설하고 있다

페루의 수도 리마엔 빈촌과 부촌을 가르는 ‘수치스런 벽’ (el muro de la verguenza) 이 높이 3m, 길이 10Km 로 길게 연결되어 있다. 여전한 불안을 떨치려 장벽 꼭대기엔 뾰족한 철조망에 고압 전류까지 걸어 놓았다.  리마에서 가장 가난한 빈촌 비스타 에르모사엔  상수도, 하수도, 쓰레기 하치장이 없다. 가난이란 족쇄가 어린 자녀들에까지 채워져 고통과 절망과 배고픔과 상실의 아픔이 가득차 있는 곳이다. 반대쪽 카수아리나는 부촌이다.  수백만 달러를 홋가하는 멋진 집들은 단정하게 조경되었고, 호사스런 수영장엔 물이 가득차있다.  빈민들이 진격의 거인처럼 달려들어 훔치고, 강탈하고 주거 환경을 오염시킬까봐  수치스런 장벽을 높게 둘러 안전을 도모한다

브라질의 세계적인 미항 리오데자네이로와 쌍파울로, 세계적인 산유국 베네수엘라 까라까스와  중남미 대부분의 대도시에 부자와 빈자를 가르는 차별의 벽, 격리의 벽들이 꼴라(소꼬리)처럼 길게 늘어만 간다.

겨울이 가까워지면 무한경쟁 노동시장에서 낙오한 라티노 도시빈민들이 속출한다. 과테말라에서 온 쎄사르(52세)와 온두라스에서 온 헤르만(30세)은 벌써 노숙생활을 시작했다. 애난데일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쫓겨난 그들이 한인교회 입구 잡초로 우거진 숲속에 천막을 깔고 생활하고 있다. 외로움과 추위를 피하려 마셔댄 독주로 몸은 점점 망가져 가고있고, 피골이 상접하여 뼈만 앙상한채 시선을 피하는 그들에게서 암모니아 냄새가 역하게 풍긴다. 겨울철 만이라도 교회 방 한칸을 열어 어쩔 수 없어 노숙하는 빈자들을 위해 보금자리로 내어줄 정많은 교회를 찾는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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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라면

겨울 라면

꼬브랑 국수격인 라면을 북한에선 ‘즉석국수’로 부른다. 한국 군대에선 ‘뽀글이’로, 일본에선 ‘라멘’, 중국에선 ‘라이엔(拉麵)’으로 부른다. ‘납면’이란 뜻은 밀가루 반죽을 수타면처럼 치고 잡아 당겨 길게 한줄로 뽑아내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본래 군인들의 전투 식량으로 사용되었던 것을 2차 대전 후 대만계 일본인 모모후쿠가 모방, 응용하여 닭고기 맛 닛신 라멘(Ramen)이 1958년 출시되었다. 한국에는 삼양식품의 전중윤씨가 63년 들여와 전후 부족한 미곡을 대신하여 가난한 이들의 든든한 먹거리로 기여했다. 현재는 점점 고급화되어 김치 맛, 해물탕 맛, 육개장 맛, 카레 맛 등 200여 종류의 라면을 생산하여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으며 매년 2억 달러넘게 수출하고 있다

미국인 한스 리네스는 라면 평가 전문 블로거다.  2002년부터 전세계 1120 종류의 라면을 다 먹어 본 후, 식후감을 꼼꼼히 적어 블로그에 올렸는데 150만명이 즐겨 본다. 그가 최고 맛있는 라면 10개를 선정했는데, 그중 한국산 신라면, 꼬꼬면, 진짜 진짜면 등 4개가 10위안에 랭크되었다.

중국은 전세계 라면 생산량 중 40%를 소비하는 세계 최대 라면시장이다. ‘팡비엔미엔 (컵라면)’ 에 온수만 부으면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편리함과 매콤한 맛에 반하여 대륙횡단 기차내에서, 만리장성 여행길에 지참하는 먹거리로 선호한다.

알펜호른의 메아리가 아련한 스위스 융프라우 (4158m) 정상에서도 한국산 컵라면은 스키어들의 추위와 허기를 달래주는 따뜻한 음식이되고, 모세가 10계명을 받았던 시내산(Sinai, 2290m) 정상에서 새벽 등정을 마친 후 베드윈 청년이 말아주는 컵라면을 받아들면  험산준령을 다시 내려갈 기력이 회복된다.

1954년 노르웨이로 진출한 이철호씨가 개발한 ‘미스터 리’ 라면은 바이킹의 후예들에게 동양의 색다른 맛을 선사했고, 국왕으로부터 공로 훈장까지 받게했다.  세계의 허파로 불려지는 브라질 아마존의 야물로 인디오들도 생전 처음 경험하는 한국 라면 맛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무이 뚜봉’ (아주 맛있어요) 호평을 아끼지 않는다.

매년 11월이되면 굿스푼의 거리급식 메뉴가 바뀐다. 쟈스민 쌀로 따뜻하게 밥을 짓고, 허기와 추위를 달래줄 ‘겨울 라면’을 이듬해 초봄까지 배식한다. 팔팔 끓인 더운물을  ‘큰 사발면’에 담아 국대신 나누면 밥, 찐 감자, 튀긴 고기 만두를 국물에 말아 야채 샐러드(토마토, 브로커리, 양파, 피망, 실란트)를 김치처럼 맛있게 비운다. 

 쇠고기 맛, 닭고기 맛, 치즈 맛 닛신(Nissin) 라면이 이미 80년대 중반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출시되어 라틴아메리카 곳곳에 유통되었지만  짜고 닝닝한 맛 때문에 크게 각광을 받지 못했다. 맛과 영양과 정과 사랑이 골고루 담긴 한국산 겨울 라면에 라티노 도시빈민들과 볼티모어 노숙인들이 다시 일어설 힘과 용기를 찾는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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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란스포르마시온’

‘뜨란스포르마시온’

중미 다섯개 나라의 첫 관문인 과테말라의 별명은 ‘영원한 봄의 나라’다 (el pais la eternal primavera). 마야 인디오 언어로 ‘숲이 무성하다’는 의미의 그곳은 연중 고온 다습한 온도를 유지하여 푸른 숲이 울창하게 펼쳐져 있다.

황금과 향료 탈취에 급급했던 스페인 정복자 ‘데 알바라도’(De Albarado)의 침공으로 1524년 정복된 후 300년간 식민지배를 당했다. 1821년 독립 후 끊임없이 반복되었던 군부 독재와 쿠데타, 혼란스런 시민전쟁으로 수십만이 살육당해 암매장되었던 큰 아픔의 상흔이 여전히 남아있는 곳이다.

과테말라 수도에서 비행기로 30분거리, 버스로 4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께찰떼낭고’의 읍 소재지 알몰롱가 (Almolonga) 가 있다. 작고 가난한 농촌이었던  그곳은 지금 중미에서 유명할 뿐만아니라 , 세계가 주목하는 기적의 도시가 되었다.

13000명이 살고 있는 알몰롱가는 과테말라의 여타 농촌처럼 가난과 술과 폭력, 마약과 매춘, 죄와 우상이 가득했던 곳이다. 작은 도시에 36개의 술집(깐띠나, cantina)이 호황을 누렸고, 술에 취한 취객들의 고성과 싸움이 빈번했던 곳이다. 그로인해 4개의 감옥이 항상 죄수들로 가득찼다. 젊은 여성들은 매춘으로 돈을 벌고, 마약은 물처럼 흔하게 거래되었다. 죄와 절망으로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우상의 제단를 만들어 그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복과 안전을 빌었다. 알몰롱가의 대표적인 우상이 ‘막시몬’ (죽음의 신)이다. 나무를 조각하여 사람처럼 만든 후 꽃 단장하고 고급스런 양복을 입혀 제단 중앙의 보좌에 앉혔다. 중절모를 쓰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낀 막시몬은 신도들이 불을 붙혀 물린 담배를 피우며 생사화복를 주관하는  신으로 추앙받았던 우상이다.

그땅의 황폐함과  죄아래 신음하던 영혼들의 방황을 보았던 마리아노 리스까하체(Rev. Mariano Riscajache) 목사가  1982년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한주에 4번씩 금식하며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부르짖기 시작했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겸비하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구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 죄를 사하고 그 땅을 고칠지라”   (역대하7:14절) . 흑암의 세력은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물러갔고, 그땅에 변화가 찾아왔다.  주민의 90% 이상이 예수를 영접하였고, 우상과 부적들은 철폐되었으며, 술집과 감옥은 예식장과 사회복지시설로 바뀌었다.  가시와 엉겅퀴를 내었던 척박한 그땅도 비옥한 토지로 바뀌었다. 풍성히 거둔 그땅의 소산물이 트럭에 가득 채워져 중미 인접국가들과  멕시코에까지 수출하게 되었다.  죄의 사슬을 끊고 구원받은 영혼으로 바꾸시는 능력과 은혜가 주께로부터 온다. 사막을 옥토로 바꾸어 물댄 동산처럼 풍성한 땅으로 바뀌게 하는 능력도 창조주 하나님께로부터 온다. 참다운 변환(뜨란스포르마시온, transformacion) 의 주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가난한 도시빈민들, 북녘땅의 신음하는 동포들을 성탄의 계절에 회복시키실 간절히 염원한다.

(도시선교: jeukkim@gmail.com / 703-622-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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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로 만든 따말레스

감사로 만든 따말레스

한국인의 입맛을 단번에 매료시킬 니카라과(Nicaragua) 전통음식이 있다. ‘엘 나까따말레스’ (El Nacatamales), ‘아똘레 데 삐냐’ (Atole de Pina) , ‘가요 삔또’ (Gallo Pinto), ‘소빠 데 몬동고’ (Sopa de Mondongo) 다. 방금 쪄낸 따뜻한 나까따말레스 한 조각에 파인애플과 계피가 향기롭게 어우러진 ‘아똘레’ 한잔이면 점심 대용으로 충분하다.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이라 먹고 난 후에도 속이 편안하다.

크고 두툼한 나까따말레스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전통 따말레스 보다 맛과 영양이 훨씬 고급스럽다. 만떼기야(버터), 토마토, 양파, 마늘, 피망을 믹서기에 갈아 즙을 만들어 옥수수 가루를 반죽한 후, 짙은 초록의 바나나 잎을 넓게 펼쳐놓고 그 위에 마사(masa, 옥수수 반죽)를 편다. 각종 향신료와 오렌지 즙에 넣어 숙성시킨 돼지 살코기, 갈비살을 올리고, 토마토, 바실(hierba Buena), 감자, 쌀, 콩고 고추를 얹어 네모 반듯하게 모양을 잡아 왕골(Cyperus exaltatus) 로 싸매어 찜솥에서 쪄낸다. 바나나  향기가 식재료와 어우러진 나까따말레스를 숟가락으로 떼어 파인애플 아똘레와 먹으면 고소한 맛과 향이 입안에 가득 고인다.

뼈속까지 스며드는 겨울철 추위를 몰아내고 부실한 영양도 보충하고 싶을 땐 가요 삔또와 소빠 데 몬동고가 제격이다. 가요 삔또는 라틴식 팥밥이다. 기름 두른 후라이팬에  푹신 삶은 팥과 팥 삶은 물을 넣고, 다진 양파, 마늘, 피망, 바실, 쌀을 넣어 조리한다. 먹음직스럽게 지어진 팥밥 옆에 계란 후라이, 바나나 튀김, 매쉬 포테이토, 양념 옷을 입혀 튀긴 닭다리를 함께 내어 놓는다. 니카라과식 내장탕인 소빠 데 몬동고는 가요 삔또와 궁합을 이루는 맛있는 숩이다. 누린내가 나지 않도록 깨끗하게 손질한 소 내장, 우족, 천엽을 양파, 마늘, 토마토, 피망, 실란트로, 양배추, 옥수수, 오렌지 즙을 넣어 5시간 넘게 푹신하게 끓이면 맛과 영양이 가득한 소빠(숩)가 된다.

과테말라 산마르꼬스에서 올라온 아우라 곤살레스는 불행했던 여인이었다. 가난한 빈농에서 여덟 남매의 넷째였던 그녀는13세에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멕시코 할리스꼬에서 식모살이를 시작했다. 외부와 단절된 채 22년간 노예처럼 청소, 음식조리, 세탁, 주인집 아이들 건사까지 온갖일을 하고 매월 80 멕시코 페소(10달러)를 받았다.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줄 알라”며 닥달하던 멕시칸 주인은 흡사 마귀와 같았다. 금년 45세인 그가 지난 여름 세번째 아이를 제왕절개로 낳았다. 안타깝게도 갓난 아이는 10분만에 숨을 거뒀다. 산후 우울증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내려갔었던 그의 치아가 다 망가졌다. 몇 개 남아있지 않은 어금니 통증에 고통스러워 할 때 한인 치과 닥터의 도움으로 신경 치료를 받았다. 진료비를 낼 수 없는 그가 감사의 마음으로 따말레스를 만들어 수줍게 치료비를 대신하여 내민다. “독또르, 무이 아마블레… 부엔 뿌로베쵸” (대단히 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 맛있게 잡수세요)         

(도시빈민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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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말레스로 지불한 치과 진료비

따말레스로 지불한 치과 진료비

한국인의 입맛을 단번에 매료시킬 니카라과(Nicaragua) 전통음식이 있다. ‘엘 나까따말레스’ (El Nacatamales), ‘아똘레 데 삐냐’ (Atole de pina) , ‘가요 삔또’ (Gallo Pinto), ‘소빠 데 몬동고’ (Sopa de Mondongo) 등이 니카라과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들이다. 방금 쪄낸 따뜻한 나까따말레스 한개에다 파인애플과 계피가 향기롭게 어우러진 ‘아똘레’ 한잔이면 점심 대용으로 충분하다. 인공 조미료 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이라 먹고 난 후 속이 편안하다. 두툼한 나까따말레스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전통 따말레스 보다 맛과 영양이 훨씬 고급스럽다. 만떼기야(버터), 토마토, 양파, 마늘, 피망을 믹서기에 갈아논 즙으로 옥수수 가루를 반죽한 후, 짙은 초록의 바나나 잎을 넓게 펼쳐놓고 그 위에 마사(masa, 옥수수 반죽)를 편다. 그 위에 향신료와 오렌지 즙으로 숙성시킨 돼지 살코기, 갈비살을 올리고, 토마토, 바실(hierba Buena), 감자, 쌀, 콩고 고추를 얹어 네모 반듯하게 모양을 잡아 왕골(Cyperus exaltatus) 로 싸매어 찜솥에서 쪄낸다. 바나나  향기가 식재료와 어우러진 나까따말레스를 숟가락으로 떼어 파인애플 아똘레와 먹으면 고소한 맛과 향이 입안에 가득 고인다.

뼈속까지 스며드는 겨울철 추위를 몰아내고 부실한 영양도 보충하고 싶을 땐 가요 삔또와 소빠 데 몬동고가 제격이다. 가요 삔또는 라틴식 팥밥이다. 기름 두른 후라이팬에  푹신 삶은 팥과 팥 삶은 물을 넣고, 다진 양파, 마늘, 피망, 바실을 넣은 후 쌀을 넣어 조리한다. 먹음직스럽게 만들어진 팥밥 옆에 계란 후라이, 바나나 튀김, 매쉬 포테이토, 양념 옷을 입혀 튀긴 닭다리를 함께 내어 놓는다. 가요 삔또와 궁합을 이루는 소빠 데 몬동고는 니카라과식 내장탕이다. 누린내가 나지 않도록 깨끗하게 손질한 소 내장, 우족, 천엽을 양파, 마늘, 토마토, 피망, 실란트로, 양배추, 옥수수, 오렌지 즙을 넣어 곰탕처럼 푹신하게 끓이면 맛과 영양이 가득한 소빠 데 몬동고가 된다

과테말라 산마르꼬스에서 올라온 아우라 곤살레스는 불행한 라티노였다. 가난한 빈농에서 여덟 남매의 넷째였던 그녀는13세에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멕시코 할리스꼬에서 식모살이를 시작했다. 외부와 단절된 채 22년간 노예처럼 일해야 했다. 청소, 음식조리, 세탁, 주인집 아이들 건사까지 온갖일을 하고 매월 80 멕시코 페소(10달러)를 받았다.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라”며 닥달하던 멕시칸 주인은 흡사 마귀와 같았다. 금년 45세인 아우라가 지난 여름 세번째 아이를 제왕절개로 낳았다. 안타깝게도 어린 생명은 10분만에 숨을 거뒀다. 산후 우울증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내려갔었던 그의 치아가 다 망가졌다. 몇 개 남아있지 않은 치아,  어금니 통증에 힘들어 할 때 닥터 리, 닥터 정 두 한인 치과 닥터의 정성스런 도움으로 그는 밝은 미소를 찾았다. 신경 치료비를 낼 수 없는 그가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담아 따말레스를 만들어 수줍게 치료비를 대신하여 내민다. “로스 독또레스, 무이 아마블레… 부엔 뿌로베쵸” (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들... 맛있게 잡수세요)         

(도시빈민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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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으로 패가망신한 엑또르

마약으로 패가망신한 엑또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환각 독성을 지닌 식물 중 하나가 남미 콜롬비아에 있다. ‘보라체로’ (Borrachero, Brugmansia 'Feingold') 는 가짓과 식물로 밤나무 잎새 같은 녹색 잎을 무수히 가졌고, 하얗고 노란 7각형 모양의 나팔 꽃을 피운다. 희한하게도 꽃은 경배하듯 일제히 땅을 향했다. 천사장의 나팔같은 모습 때문에 ‘앤젤스 트럼펫’ (Angel’s Trumpet) 으로 부르기도 한다.

나무 모양은 평범하지만 꽃은 우아하기 그지없는데 그 속에는 ‘스코폴라민’ (Scopolamin) 이란 환각을 일으키는 알카로이드(Alkaloid) 성 독이 담겼다. 신이 인간에게 허락하신 마약 도파민(Dopamin)처럼,  스코폴라민은 신경전달 물질 중 하나로 행복감, 만족감, 쾌감을 전달하여 우울증, 파킨슨 병, 멀미 치료에 사용한다. 일정한 복용량을 초과할 경우 독(Antimuscarinic)이 부교감 신경계를 공격하여 동공 확대, 침샘, 기관지 분비샘, 심박 촉진을 마비시켜 죽음에 이르게 한다. 무색, 무취, 무미의 스코폴라민 1g으로 성인 10-15명을 독살 할 수 있다. 그 강렬한 독성 때문에 붙은 또다른 별명이 ‘악마의 숨결, 좀비 마약’ 이라고 불려질 정도다.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지이면서 유통지인 보고타에선 스코폴라민이 마피아와 폭력배들 사이에  신종 마약으로 애용되고 있다. 납치, 살인, 방화, 인신매매시 피해자 몰래 커피나 주스에 타서 흡입하게 하면 마치 ‘좀비’ 처럼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약기운이 떨어진 후에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무런 기억을 못하게 된다. 자발적으로 자신의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찾아 폭력배에게 모두 바치거나, 아무런 저항없이 성폭행을 당하고, 심지어 자신의 장기를 적출당 하고도 기억을 할 수 없게된다.

콜롬비아의 임산부들과 어머니들에게 전해오는 속설중 하나는 ‘아르볼 데 보라체로’ (취하게 하는 나무) 밑에서 절대로 아이들을 재우거나 놀게하지 말하는 경고를 할 정도다. 안데스 정글에 사는 인디오 마을에선 추장이 사망했을 때 그의 아내에게 이 ‘보라체로’의 독을 복용케하여 남편과 함께 생매장하는데 사용했다고 한다.
순간의 호기심 때문에 무심코 마약에 손을 대었다가 패가망신한 라티노 도시빈민들이 너무 많다. 메릴랜드 제섭에 있는 청과물 도매 가게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엑또르(38세)는 엘살바도르 출신으로 다섯 남매의 아버지이다.  위튼에 살면서 매일 새벽 3시면 일터에 나와 중남미로부터 수입된 각종 채소와 과일들을 정리하고 한인과 라티노 손님들을 친절하게 맞이하는 수완 좋은 직원이었다. 한인 여사장은 능숙하게 지게차를 다루고 화물 트럭으로 배달까지하는 그를  아들처럼 사랑했고, 적지 않은 월급을 챙겨주며 사업의 동역자로 대우했다. 얼마전 엑또르는 코카인에 중독되어 폐인이 되었다. 안정적인 직장, 수입이 많아지면서 멕시코 독주 ‘데낄라’에 취하기 시작하더니, 마리화나로 환각 세계에 입문하였다가 끝내 코카인에 중독되어 패가망신 한 것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잠언 16:18)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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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크리스마스

우울한 크리스마스

시각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호세 휄리시아노(Jose Feliciano)는 1945년 푸에르토리코의 라레스에서 12남매 중 하나로 태어났다. 선천적인 녹내장(congenital glaucoma) 때문에 그는 평생 시각장애자로  살아야 했다.

호세의 나이 다섯살 때 가족들은 뉴욕 스페니쉬 할렘으로 이사했다. 조부로부터 선물받은 기타는 어린 호세의 장난감이자 영혼속에 깊이 잠재되어 있었던 음악적 끼를 발산하는 통로가 되었다.  기타의 매력에 빠져 하루에 14시간씩 맹훈련을 거듭했다. 앞을 못보는  절망감을 떨쳐 버리려 안드레스 세고비아의 클래식과 재즈, 롹 음악 앨범을 들으며 그의 음악 세계를 넓혀갔다. ‘케세라’ (Que Sera), ‘레인’ (Rain), ‘까미노 베르데’ (Camino Verde)  등은 그의 대표적인 명곡들이다.  ‘집시’ (The Gypsy)를 라틴 클래식 기타로 치며 부를 땐,  현존하는 라틴 클래식 기타의 신으로 불리는 빠꼬 데 루시아(Paco de Lucia)와 견줘 결코 뒤지지 않을만한 현란한 솜씨로 연주한다. 1964년 1집 앨범을 발표한 이래 47년간 무려 50여장이 넘는 앨범을 발표했다. 그래미상만 9번 수상했고 50만장 이상 판매한 앨범도 45개에 달한다. 2011년 미국 최고의 대중음악상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받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추수감사절이 끝나자 마자 굿스푼의 도시빈민 선교 현장에서 곧바로 부르기 시작한 캐롤이  호세 휄리시아노의 ‘휄리스 나비닫’ (Feliz Navidad)이다. 셜링턴의 찬양 사역자 리카르도와 호세도 검은 선글라스를 폼나게 쓰고서 “휄리스 나비닫, 쁘로스뻬로 아뇨 이 휄리스, 즐거운 성탄과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며 경쾌한 리듬에 맞춰 소리 높여 부른다. 흥겨운 리듬에 신이난 라티노 형제들이 어깨 춤을 추며 즐거이 따라 부른다.  

최근 제과점 주방에서 있었던 끔찍한 일 때문에 박집사는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있다. 엘 살바도르에서 올라온 리고베르또(23세)는 미국에 갓 도착한 신참내기 주방 헬퍼다. 지난 주 금요일 장갑도 끼지 않은 채 캔 푸드를 열다가 칼끝처럼 뾰족하게 날이 선 겉뚜껑에 오른 손목을 깊게 찔렸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어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인대의 절반이 끊어져 수술을 받아야만 한다.

순식간에 벌어진 작은 부주의는 삽시간에 주방 바닥을 빨간 피로 가득 물들게했다. 선혈이 낭자했던 끔찍한 장면이 자꾸 떠올라 잘 먹지도 못하고, 잠도 설쳐 그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리고 있었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이 기진맥진해 보였다.

중.남미 가난한 농촌에서 부모의 농사일을 거들다 무작정 미국으로 올라온 라티노 청소년들은 특별한 전문 지식이나, 기술, 경험이 일천하다. 가족들에게 송금 해야 하기에 노동시장에 나왔지만 생소한 작업장에서 경험과 주의 부족으로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기가 일상이다. 수술 후 병상에 누워있는 리고베르또에게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위로와 축복이 가득하길 기대한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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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또스의 새해 소망

산또스의 새해 소망

“만들기 쉽지유. 근데 맛은 좋지유”  너스레 떨게 할만한 멕시코 음식이 있다. 평소 음식 만드는데 재능이 없는 남성들도 감칠 맛 나면서도 신속, 간편함 때문에 꼭 한번 배워 볼만하다. ‘께사딜랴’ (Quesadillas)는 멕시코 식 지짐이다. 입에 착착 붙는 ‘치킨 께사딜랴’ 10분 안에 만들어 볼께유. 고추가루, 마늘 가루, 양파 가루, 파프리카 가루, 오레가노, 소금, 후추를 섞어 닭고기 가슴살을  밑간 한 후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버터를 녹여가며 익힌다. 이어 국 대접만한 ‘또르띠야’ (Tortilla, 옥수수 전병)에 기름을 바르고 팬에 굽는다. 치즈를 깔고 그 위에 만들어 놓은닭고기를 올린다음 다시 치즈를 덮어 반달처럼 접어 노릇하게 구워낸다. 먹기좋게 콘 모양으로 삼등분한 후 토마토, 양파, 실란트로, 레몬으로 만든 ‘삐꼬 데 가요’ (Pico de Gallo, 살사 소스) 를 올려서 먹는다.  기호에 따라 아보카도, 실란트로, 파, 할라뻬뇨 고추, 라임으로 만든 ‘과꽈몰레’(Guacamole) 소스를 얹어 먹어도 좋다.

멕시코 미초아깐(Michoacan) 식  ‘엔칠라다 데 까마롱’ (Enchiladas de Camaron) 은 맛있는 새우 전병이다. 그린 토마토를 흐믈거리도록 삶아 마늘가루, 할라뻬뇨 고추, 양파를 섞어 믹서기에 갈은 후 옥수수 전분을 넣고 걸칙하게 끓여 엔칠라다 소스를 만든다. 기름을 두른 팬에 썰어 놓은 양파를 넣고 새우살과 생크림을 넣어 살짝 익힌다. 노릇하게 구워 논 또르띠야를 펼쳐놓고, 그 위에 엔칠라다 소스를 바른 후 조리한 새우살을 올려 부리또(Burrito)처럼 둥글게 말아 오븐 용 세라믹 그릇에 담는다. 그 위에 엔칠라다 소스를 펴서 바른 후 치즈를 듬뿍 얹는다. 양파, 마늘가루, 쿠민, 생크림으로 조리한 생선살을 더 올린 후 오븐에서 15분 정도 구워낸다. 조리된 엔칠라다를 접시에 담아 샐러리와 생크림을 얹어 먹으면 미초아칸 식 새우 엔칠라다 맛에 푹 빠지게 된다

엘살바도르에서 올라온 호세 산토스(50세)는 굿스푼 셜링턴 사역지 도우미다. 그는 항상 동료 라티노 뒤에 조용히 머물러 있다. 예배 후 점심 급식을 먼저 받겠다고 달려드는 동료들과 달리 그는 결코 나대거나 새치기하지 않는다. 배식 줄 마지막에 섰다 급히 음식을 먹고선 배식후 사용한 도구들을 걷어다 찬물에 깨끗이 설거지하여 차에 실어준다. 아무도 관심두지 않는 쓰레기와 잔반들까지 정리 해 주는 성실하고 심성 좋은 형제다.

산토스는 체구가 작다. 길게 기른 콧수염은 양쪽 턱끝에 끌릴 정도로 지저분하다. 앞니가 전부 빠져 발음이 정확하지 못하고, 기형적으로 뾰족하게 자란 양쪽  송곳니가 날카로워 흡사 ‘밤삐로’ (Vampiro, 흡혈귀) 처럼 보이지만 부드러운 성품을 가졌다.

셜링턴 인력시장에 십년째 배회하지만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 산토스의 새해 소망이 애처롭다. 심각한 치주염으로 대부분의 치아를 빼야 했고, 몇 개 남지않은 치아 조차 뿌리채 흔들려 심란하다.  건강한 치아로 치료된다면 께사딜랴, 엔칠라다 맛있게 먹고 식구들을 위해 건실히 일하고 싶어한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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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와 보드카

홈리스와 보드카

동토의 제국 러시아의 겨울은 유난히 길고 춥다. 겨우내내 수은주마저 얼려 터트릴 혹한의 추위, 음산한 날씨로인해 무료한 생활이 계속될 때 저들은 생명의 물을 필요로 했다. 언 몸을 녹여주고 우울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신비한 생명의 물을 러시아어로 '지즈네냐 보다' (Zhizenennia Voda) 라 한다. 세월이 지나며 간략하게 '보다'로 부르다가 '보드카'(Vodka)라 정하고 음용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와 발틱해 주변, 폴란드, 벨라루스에선 보드카가 단순한 독주로 사용되기 보다는 신비한 술, 만병통치 약, 생명수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8세기에 폴란드에서는 보드카 비슷한 증류주를 만들어 음용했고, 러시아에서는9세기부터 보드카를 주조하기 시작했다. 14세기 부터는 황제와 귀족,  평민과 농노에 이르기까지 모든 러시아인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국민술로 자리 잡게 되었다. 보드카는 잠시나마 혹한의 추위를 잊고 가족들, 이웃들과 웃고 떠들면서 소원했던 관계도 회복하는 행복의 묘약으로 활용됐다.

보리, 호밀, 감자, 옥수수, 사탕무우, 빨간 무우(BEETS), 포도, 당밀, 사탕수수로 보드카를 만들 수 있다. 재료를 발효하여 맥주와 비슷한 술을 만들고, 이를 여러번 증류기로 증류하면 순도 95% 이상의 중성의 에탄올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증류수를 부어 알코올 도수를 낮춘 후 자작나무 숯이 든 여과기에서 8시간에 걸쳐 20번 이상 천천히 여과시킨다. 여과용 숯의 종류와 제조 방법, 건조 상태에 따라 보드카 품질이 크게 달라진다. 목탄뿐만 아니라 이산화 규소 (SIO2), 모래로  여과시키면 원료에서 나오는 거친 맛, 역한 냄새를 거를뿐만 아니라 가장 맛있으면서 건강을 적게 해치고, 흡수도 잘되는 무색, 무미, 무취의 투명한 보드카를 만들 수 있다.

시트러스나 바닐라, 오렌지, 크랜베리 향을 첨가하여 칵테일을 만들 수 있고, 커피나 깔루아를 넣어서 만드는 블랙 러시안, 오렌지 쥬스를 섞으면 스크류 드라이버, 토마토 쥬스와 여러가지 재료를 첨가하여해서 만드는 블러디 메리는 모주꾼들의 해장용으로 자주 애용한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강렬한 취기에 매력을 느낀 라티노 도시빈민들도 보드카를 선호한다. 새해 첫번째 거리급식이 있었던 랭글리파크에서 만난 에르난데스(29)가 보드카에 취해 비틀거린다. 술에 쩔어 여전히 몸을 가누지 못하면서도 검정 비닐에 담긴 보드카 병을 양식처럼 꼭 붙잡고 있다. 영하의 날씨가 맹위를 떨치던 긴긴 겨울 밤 애난데일 한인 교회 처마 밑에서 노숙하던 세사르가  동사직전 병원으로 실려갔다. 추위를 피하려, 외로움을 털어버리려 노숙 동료들과 초저녁부터 마셔댄 독주는 저들의 몸과 정신을 마비시키고 끝내는 생명까지 위협한다. 북풍한설을 고스란히 맞으며  노숙하는 도시빈민을 위해 따뜻한 정성과 사랑이 나눠져야 한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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