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라면

겨울 라면

꼬브랑 국수격인 라면을 북한에선 ‘즉석국수’로 부른다. 한국 군대에선 ‘뽀글이’로, 일본에선 ‘라멘’, 중국에선 ‘라이엔(拉麵)’으로 부른다. ‘납면’이란 뜻은 밀가루 반죽을 수타면처럼 치고 잡아 당겨 길게 한줄로 뽑아내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본래 군인들의 전투 식량으로 사용되었던 것을 2차 대전 후 대만계 일본인 모모후쿠가 모방, 응용하여 닭고기 맛 닛신 라멘(Ramen)이 1958년 출시되었다. 한국에는 삼양식품의 전중윤씨가 63년 들여와 전후 부족한 미곡을 대신하여 가난한 이들의 든든한 먹거리로 기여했다. 현재는 점점 고급화되어 김치 맛, 해물탕 맛, 육개장 맛, 카레 맛 등 200여 종류의 라면을 생산하여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으며 매년 2억 달러넘게 수출하고 있다

미국인 한스 리네스는 라면 평가 전문 블로거다.  2002년부터 전세계 1120 종류의 라면을 다 먹어 본 후, 식후감을 꼼꼼히 적어 블로그에 올렸는데 150만명이 즐겨 본다. 그가 최고 맛있는 라면 10개를 선정했는데, 그중 한국산 신라면, 꼬꼬면, 진짜 진짜면 등 4개가 10위안에 랭크되었다.

중국은 전세계 라면 생산량 중 40%를 소비하는 세계 최대 라면시장이다. ‘팡비엔미엔 (컵라면)’ 에 온수만 부으면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편리함과 매콤한 맛에 반하여 대륙횡단 기차내에서, 만리장성 여행길에 지참하는 먹거리로 선호한다.

알펜호른의 메아리가 아련한 스위스 융프라우 (4158m) 정상에서도 한국산 컵라면은 스키어들의 추위와 허기를 달래주는 따뜻한 음식이되고, 모세가 10계명을 받았던 시내산(Sinai, 2290m) 정상에서 새벽 등정을 마친 후 베드윈 청년이 말아주는 컵라면을 받아들면  험산준령을 다시 내려갈 기력이 회복된다.

1954년 노르웨이로 진출한 이철호씨가 개발한 ‘미스터 리’ 라면은 바이킹의 후예들에게 동양의 색다른 맛을 선사했고, 국왕으로부터 공로 훈장까지 받게했다.  세계의 허파로 불려지는 브라질 아마존의 야물로 인디오들도 생전 처음 경험하는 한국 라면 맛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무이 뚜봉’ (아주 맛있어요) 호평을 아끼지 않는다.

매년 11월이되면 굿스푼의 거리급식 메뉴가 바뀐다. 쟈스민 쌀로 따뜻하게 밥을 짓고, 허기와 추위를 달래줄 ‘겨울 라면’을 이듬해 초봄까지 배식한다. 팔팔 끓인 더운물을  ‘큰 사발면’에 담아 국대신 나누면 밥, 찐 감자, 튀긴 고기 만두를 국물에 말아 야채 샐러드(토마토, 브로커리, 양파, 피망, 실란트)를 김치처럼 맛있게 비운다. 

 쇠고기 맛, 닭고기 맛, 치즈 맛 닛신(Nissin) 라면이 이미 80년대 중반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출시되어 라틴아메리카 곳곳에 유통되었지만  짜고 닝닝한 맛 때문에 크게 각광을 받지 못했다. 맛과 영양과 정과 사랑이 골고루 담긴 한국산 겨울 라면에 라티노 도시빈민들과 볼티모어 노숙인들이 다시 일어설 힘과 용기를 찾는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