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스런 벽

수치스런 벽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공용어인 ‘아프리칸스’(Afrikaans)어로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는 ‘분리, 격리’란 의미다. 1948년 보어(Boer) 계 백인이 흑인과 유색인을 격리시키기 위해 차별의 벽을 높게 쌓고 백인 지상주의 국가를 지향했던 악법이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라”며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이되었던  90년 초까지 약 40년간 남아공에서 악명을 떨치며 자행되었다. 모든 사람을 인종별로 백인, 명예 백인, 흑인, 컬러드(coloured), 인도인 등으로 분류했고, 전체 인구 2400만명 중 67%의 반투 흑인들은 홈랜드라는 별도의 빈민지역에 거주하게 한 후 출입증으로 통제했다. 차별의 벽은 반상의 벽처럼 높아서 백인과 이인종 (異人種)간의 결혼금지, 혼혈 금지, 출입구역 분리, 공공시설 이용에 엄격한 차별을 두었다.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이천년동안 나라없이 유랑하다가 1948년 5월, 팔레스타인에  돌아와 이스라엘을 건립한 후 주변 아랍국들과 크고 작은 전쟁을 치뤄야했다. 이스라엘의 최북단 국경도시 ‘무툴라’(mutulla) 와  레바논의 ‘파르킬라’(kfarkila) 사이에 높이 7m 의 견고한 시멘트 장벽을 쌓았다. 가자지구(Gaza, 팔레스타인), 시나이반도 국경(이집트), 요르단강 서안(west bank 요르단), 골란고원 국경(시리아)에서 기존의 철조망 경계를 걷어내고 저격수와 테러리스트들의 불법 국경 침범을 방어하기 위한 테러방지의 벽을 건설하고 있다

페루의 수도 리마엔 빈촌과 부촌을 가르는 ‘수치스런 벽’ (el muro de la verguenza) 이 높이 3m, 길이 10Km 로 길게 연결되어 있다. 여전한 불안을 떨치려 장벽 꼭대기엔 뾰족한 철조망에 고압 전류까지 걸어 놓았다.  리마에서 가장 가난한 빈촌 비스타 에르모사엔  상수도, 하수도, 쓰레기 하치장이 없다. 가난이란 족쇄가 어린 자녀들에까지 채워져 고통과 절망과 배고픔과 상실의 아픔이 가득차 있는 곳이다. 반대쪽 카수아리나는 부촌이다.  수백만 달러를 홋가하는 멋진 집들은 단정하게 조경되었고, 호사스런 수영장엔 물이 가득차있다.  빈민들이 진격의 거인처럼 달려들어 훔치고, 강탈하고 주거 환경을 오염시킬까봐  수치스런 장벽을 높게 둘러 안전을 도모한다

브라질의 세계적인 미항 리오데자네이로와 쌍파울로, 세계적인 산유국 베네수엘라 까라까스와  중남미 대부분의 대도시에 부자와 빈자를 가르는 차별의 벽, 격리의 벽들이 꼴라(소꼬리)처럼 길게 늘어만 간다.

겨울이 가까워지면 무한경쟁 노동시장에서 낙오한 라티노 도시빈민들이 속출한다. 과테말라에서 온 쎄사르(52세)와 온두라스에서 온 헤르만(30세)은 벌써 노숙생활을 시작했다. 애난데일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쫓겨난 그들이 한인교회 입구 잡초로 우거진 숲속에 천막을 깔고 생활하고 있다. 외로움과 추위를 피하려 마셔댄 독주로 몸은 점점 망가져 가고있고, 피골이 상접하여 뼈만 앙상한채 시선을 피하는 그들에게서 암모니아 냄새가 역하게 풍긴다. 겨울철 만이라도 교회 방 한칸을 열어 어쩔 수 없어 노숙하는 빈자들을 위해 보금자리로 내어줄 정많은 교회를 찾는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