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건축가 죠앙 지 바로 (Joao de Barro)

경이로운 건축가 죠앙 지 바로 (Joao de Barro)

조류 세계에서 최고의 맨션을 짓는 새가 있다. 브라질에선 ‘죠앙 지 바로’(Joao de Barro)로 부르고,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볼리비아에서는 ‘엘 오르네로’(El Hornero)라 한다. 아르헨티나 에서는 길조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파라과이에선 니도(nido, 둥지) 건축의 달인으로 칭송이 자자하다.

비둘기보다는 작고, 참새보다는 약간 더 큰 ‘죠앙 지 바로’는 성체가 되어도 체중이 54 g 으로 작은 조류에 속한다. 부리, 두 눈, 두 날개, 두 다리 등 전신을 감싼 깃털의 칼라는 갈색이다.   배와 목 언저리는 연한 크림색으로 멋을 부렸고, 꽁지는 짙은 커피색을 띈다. 암.수간 구별이 없을 정도로 모양이 흡사하고 한번 부부의 인연을 맺으면 죽을 때까지 동고동락하는 모노가미 조류다. 금슬 좋은 부부 새가 듀엣으로 노래하면 셀린 디옹과 안드레아 보첼리의 천상의 하모니 처럼 숲속 2km 바깥까지 상큼한 멜로디가 울려 퍼진다.

부부 새가  천부적 재능으로 짓는 둥지는, 온갖 잡새들이 나뭇가지로 얼기설기 만드는 무허가 부실 가옥과는 차원이 다르다. 어느날 운명처럼 사랑이 싹트면 ‘오르네로’ 커플은 신혼 집과 육아를 위한 니도를 만들기 시작한다. 견고한 나뭇가지와  전봇대 위에, 진득한 황토 흙과 나뭇잎, 지푸라기, 실오라기, 나무 뿌리, 포유 동물의 똥, 새 깃털, 심지어 말총까지 버무려 둥지를 만든다.  

비바람으로부터 안락하게, 천적으로부터 안전한 둥지를 만들려면 성실함과 과학적 지식이 골고루 갖춰져야 한다. 좌우 양옆을 둥글게 이어 가다가 천장 돔을 만들고, 소라 껍데기처럼 시계반대 방향으로 출입구를 만들어 완성시킨다. 날렵한 부리가 유일한 건축도구다. 부지런히 재료를 물어와 수천, 수만번을 쌓고, 두드리고, 다져서 폭풍우에도 거뜬히 견딜만한 멋진 자연 친화적 흙벽돌 맨션을 완성한다. 환경이 좋으면 일주일만에 입주하고, 비가 오는 우기엔 한달동안 꼬박 공을 들여야 한다. 완성된 니도의 무게는 4-5kg 에 달하는데 새 100 마리의 무게를 견딜만한 견고한 내구성을 갖는다. 흡사 축구공처럼 둥글고 멋진 맨션엔 2-3개의 방을 꾸며 놓는다.  입구 안쪽에  거실을 만들고, 하단부에 부부의 침실 겸  위병소를 만들어 바깥 동정을 수시로 살핀다. 구석진 끝 방이 육아방이다. 가슴 깃털을 뽑아 푹신하게 만든 요람에서 새끼들을 편안히 놀 수 있도록 꾸몄다. 대가족 집단 거주를 선호하여  여섯개의 니도를 3층 연립 주택으로 나란히 건축하여 살가운 정을 나누며 살기도 한다.

보금자리를 노리는 생쥐, 얌체 새, 뱀들이 무단 침입하여 강제 점거를 하면 부부 새는 눈물을 머금고 맨션 입구를 흙으로 틀어 막아 침입자를 둥지에 가둔 후 아사시키는 것으로 응징한다.

뜨리게로스(40세) 와  디날레스(48세)는 잡목들이 우거진 숲 속에서  노숙하고 있다.  방세 $200달러를 내지 못해 아파트에서 쫓겨난 그들이 움크린 채 잠을 청하는 그곳엔 추위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혹한기 동안만이라도  도시빈민들을 위해  오르네로의 니도처럼 따뜻하게 품을 내어 줄 한인 교회의 출현을 고대 해 본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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