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 없는 사람들

어처구니 없는 사람들

요즘이야  전기 믹서기가 얼마나 값싸고 다양한지 모른다. 전기 코드를 꽂고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순식간에 온갖 식재료들을 갈아 내어 놓는 믹서기가 꼭 날쎈돌이같다. 예전에 우리네 부모님들이 쓰시던 맷돌이 돌로 만든 믹서기였다.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서리태 , 녹두, 엿기름을 갈아 풍성한 먹거리를 만드는 슬로 푸드 메이커 (Slow Food Maker)가  맷돌이다.

맷돌을 오방떡처럼 둥글 넓적하게 만들려면 ‘곰보 돌’이라  불리는 현무암을 일만번 쪼아야 한다.  석질(石質)이 거칠고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이라야  곡물을 잘 갈리게 하고, 마찰로 발생하는 열을 방출하여 식재료 변질을 방지할 수 있다. 투박해 보여도 과학적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도구다.  

돌끼리 맞물려 갈다보면 미세한 돌가루가 섞이지 않을까  솔직히 걱정 했던 적이 있었다.  기우에 불과하다. 오목하게 파여진 샘에 곡물을 넣고 어처구니를 잡아 돌리면, 곡물 두께만큼 떠서 돌면서 파쇄(破碎)를 먼저 하고, 이어 제분(製粉)까지 한번에 해내는 스마트 믹서기다. 오롯이 갈아낸 고운 가루엔 파괴되지 않은 영양소가 고스란히 남아있게 된다.  요즘은  신세대를 위한 커피 원두  분쇄 맷돌까지 만들어져, 맛과 영양, 멋과 실용성까지  골고루 갖춘 제품들이 즐비하다

능숙한 석수쟁이가 맷돌의 위짝, 아래짝을 만들고 난 직후  마지막 공들이는 작업이 ‘어처구니’를 끼우는 일이다.  너무  어이없고 기가막혀  안절부절 할때,  마치 맷돌에 손잡이가 없어 당혹스러워 할 때 ‘어처구니가  없다’라고 한다.  아무리  유용한 맷돌이라 할지라도 ‘어처구니’가 없으면 무용지물이요  한낱 돌짝에 불과하다. 

어처구니 없어 눈물 흘리는 불우한 이웃들이 주변에 참 많다. 온두라스 출신의 야니 페리피노(33세) 씨는  올망졸망한 아이가  여섯이다. 한때  동거하다 훌훌  떠난  네명의 남자들을 통해 낳은 아이들이라 생김새도 제각각이다.일곱식구가 허름한 아파트  단칸 방에서 같이 살기엔 너무 비좁다. 어린 남매들을 보모에게 맡기고 일하러 집을 나설 때가 제일 서글프다. 한동안 동거했던 마약 중독자 알레한드로가 술에 취해 그녀의 얼굴을 강타하고 최근 떠나는 바람에 하마터면 실명할뻔했다. 채 멍이 가시지 않은 눈언저리에서 흐르는 눈물이 씰룩거리는 얼굴위로 주루륵 흐른다.

가난, 질병, 술, 마약, 폭력과 전쟁….벼랑 끝에 서있는 인류를 죄와 형벌에서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분이 예수님이시다. 어처구니가 없어 비통함으로 울고 있는 저들을  위로 하시고 영생을 주시려고 임마누엘 구주로 오시는 날이 성탄절이다.  그의 품에 안기면 그는 내게 꼭 맞는 견고한 어처구니로 허전한 마음을 채우신다

(도시빈민선교: 703-6222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