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아노 (Guano)

구아노(Guano)는 바닷새와 박쥐의 배설물과 사체가 풍화, 퇴적하여 천연의 유기물로 변화된 것을 말한다. 잉카의 께추아어 ‘와누’ (Wanu, 농업용  배설물)에서 유래했고, 해양 동물의 배설물 덩어리를 구아노라한다. 바닷새의 똥엔 질소, 인산염, 칼륨이 16-20 % 넘게 담겨있고, 유용한 곰팡이 균과 세균들이 다량 분포되어 식물의 병원균 억제, 지력을 높이고,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천연 유기농 비료로 사용된다. 

페루 태평양 연안의 이까(Ica) 지역에 위치한  ‘삐스꼬’(Pisco), ‘빠라까스’ (Paracas) , 는 일년내내 강우량이 1-2 mm 정도로 덥고, 건조하고, 사막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곳이다. 그런 환경적인 조건이 바닷새의 똥에  포함된 질소를 분해시키지 못하게 했고, 유기 질소로 만들어 양질의 비료가 될 수 있게했다.

삐스꼬에서 태평양쪽으로 20km 떨어져 위치한 세개의 작은 섬이 ‘바예스따스’(Isla Ballestas)다.  ‘페루의 갈라파고스 군도’로 불려지는 그곳은 해양 동식물들의 낙원이다.  펠리컨, 가마우지, 훔볼트 펭귄, 플라밍고, 푸른발 부비 등 300여 종의 바닷새와, 물개, 바다 사자, 돌고래의 활발한 먹이사냥이 벌어지는 곳이다. 바닷새와 해양 동물들의 빠라이소(Paraiso, 천국)엔 생육하기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었지만  천적으로부터 공격은 전혀없는 평화로운 곳이다.

 ‘바예스따스’ 섬 주변은 남극으로부터  빙하 녹은 차거운 해류가  28 km의 폭으로 칠레를 거쳐 페루 해안까지 거슬러 올라와 난류와 교차하는 천혜의 해양 곡창지대다.  각종 해조류와 산호초가 풍성한 그곳에 플랑크톤과 크릴 새우가 풍성하고, 거대한 안초비(Anchovy,멸치)떼를 쫓는 크고 작은 물고기와 꼰차(어패류)가 서식하는 생명이 약동하는 바다가 된다.

수천 수만의 새떼가 둥지를 지킬 땐 섬은 온통 잿빛투성이다.  이윽고 사냥하러 날아 오르면 섬 전체는 순식간에 이슬라 블랑까(Isla Blanka, 백색 섬)로 뒤바뀐다.  수십 미터 높이로 쌓여진 하얀 똥 탑이 섬 전체를 가득채워서다. 

1802년 독일의 훔볼트가 페루 태평양 연안이 유독 비옥한 것을 주목했고 그 이유가 구아노때문임을 밝혀냈다. 태양의 제국 잉까 인디오들에게 새 똥은 보물이었고, 전쟁의 이유였으며, 식량 증산에 꼭 필요한 비료임을 알았다. 남획을 방지하기 위한 엄격한 전매법을 시행하며 관리하기까지 하였다.

화학 비료가 없던 19세기 후반,  중국에서 온 십여만명의 노동자들이 수천년 동안 수백미터의 깊이로 퇴적된 구아노를 채취하였다. 매해  900만톤 이상이 증기선에 실려 유럽과 미국의 농가에 수출되었고, 당시 페루의 국고를 채웠던 경제의 근간이 되었다.  무분별한 남획으로 공급 물량이 부족하자  프리츠 하버(Fritz Harber) 와 칼 보쉬(Bosch)가 대기 중의  질소를 분리하여 화학비료를 만들었고 품귀 현상을 대신할 수 있었다.

UN 식량 안보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식량위기’가 심각함을 토로하고 있다. 식량 위기는 소리없는 쓰나미처럼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몬다. 전세계 약 10억명이 기아 상태에 있으며, 37개국이 절대적인 식량위기를 맞고 있다. 기상이변에 따른 곡창지대의 피해, 인도, 중국 등 개발도상국가들의 경제 호황에 따른 소비 증가, 바이오 연료 개발로 인한 식량 위기는 점점 고조되고 있지만 획기적인 대안 마련은 쉽지 않다. 인색한 마음과 탐욕을 기경시킬 구아노가 ‘역지사지’다.   나누고 베풀면 가난과 기아문제는 넉넉히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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