뻬르도나라 (Perdonala, 그녀를 용서하라)

뻬르도나라 (Perdonala, 그녀를 용서하라)

미주 한인사회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한인과 타인종 라티노들과의 직.간접적인 접촉이 점점 급증하고 있다. 한인들의 비즈니스 현장에 라티노들이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예기치 않게벌어지는 일들로 큰 어려움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당할 뿐만 아니라배신이라는 싸늘한 비수를 맞고 마음을 다친 한인들이 많다. 자식 또래의 젊은 라티노들이국경을 넘어와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이 애처로워 일자리를 주었다. 따뜻하게 품을 열어보살폈고, 먹을 것 마실 것에 인색하지 않게 공급했으며, 저들 가정의 슬픈 일, 기쁜 일까지 살뜰히 챙기며 사랑을 줬고 신뢰를 쌓았다. 가족과 함께 항구적으로 살라고 영주권까지 내어주면서 십수년 돌보고 사랑했건만 거짓과 탐욕으로 꾸며진 고소장을 디밀며 돈을 요구할 땐 억장이 무너지는 배신감에 전율한다. 저들의 가증스런 이중성을 본 것 같아 싫어지고 미워지면서 제노포비아 (Xenophobia, 외국인 혐오증) 증세까지 보이며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는 불행한 사례들이 많다. 호세는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구척장신이다.

K씨가 운영하는 자동차 정비업소에 숙련공이라고 속여 취직했던 그는 일하는 내내 불성실했다. 기술부족, 근무태만, 동료들과의 갈등으로 오래 일하지 못하고 실직했다. 그가 떠난지 얼마 후 큰 금액을 요구하는 고소장이 K씨 앞으로 도착했다. 결코 적지 않은 합의금을 주고 일단락을 맺었지만 K 씨 부부는 한동안 괴로워했다.

과테말라 출신의 마리아는 H씨의 세탁소에서 8년 동안 일을 했다. 무경험자였던 그녀가 능숙하게 세탁 일을 할 수 있도록 자상하게 가르치면서 따뜻하게 보살폈다. 스무살에 동거를 시작한 마리아는 두 아이를 낳은 후 홀로 남았다. 너무 가엾어 산후조리는 물론 아이들 양육까지 뒷바라지하며 돌봤다. 최근 H 씨는 뉴저지로 떠났던 마리아가 보내 온 한통의 고소장을 받았다. 과도한 노동과 오버 타임 미지급 금으로 50만 달러를 지불하라는 내용이었다. 맘몬에 눈이 멀어 사랑을 원수로 갚으려는 탐욕과 거짓으로 꾸며진 내용에 충격을 받은 H 씨는 며칠동안 곡기를 끊은 채 불면의 밤을 지새우고 있다. 감당할 길 없어 파산 신청을 준비하는 그는 매일 울며 탄식하고 있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경험 세계가 다르고, 세계관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고, 신조가 다르며 행동 규범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라티노와 한인들의 공존공생은 실로 어렵고 주의를 요한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타인종을 따뜻하게 배려하길 좋아하는 한인들, 남을 사랑하며 보살필때라도 법이 정한 한도를 지켜가며 해야 한다. 세법과 이민법과 노동법에 어긋남이 없이해야 그 사랑이 빛을 잃지 않고 오래가며 그 배려 또한 견실한 열매로 맺혀질 수 있다.

“누가 뉘게 혐의가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과 같이 너희도 그리하라.” 탐욕과 거짓으로 사랑을 저버린 그녀를 ‘뻬르도나라’ (Perdonala) 용서하라, 주께서 우리의 허다한 죄를 용서함같이 우리의 용서 또한 제한이 없어야 한다

도시선교: 703-622- 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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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티노 불인별곡(不忍別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