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프레도의 의치(義齒)

윌프레도의 의치(義齒)

정상적인 성인의 치아 개수는 32개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 전체를 다 유지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관심을 갖고 청결하게 관리할 때 오래 유지할 뿐만아니라 무병장수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건강한 치아는 오복 중에서도 으뜸이라고 하지만 라티노 도시빈민들의 치위생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사랑니를 스페니쉬로 무엘라 델 후이시오(Muela del Juicio)로 부른다. 어금니는  쁘레 몰라레스(Premolares), 송곳니는 꼬밀료(Comillo), 앞니는 인씨시보스 (Incisivos) 로 부른다. 

평소 라티노들은 새콤 달콤한 음료와 과일을 선호하는 식생활 습관을 갖고 있다. 커피 한잔을 마셔도 컵 절반을 백설탕으로 채우고, 유지방이 담긴 하프 앤 하프(Half and Half)를 여러 개 섞어 마신다.  하루종일 물대신 가세오사(Gaseosa, 소다) 를 입고 달고 살면서도 정작 삼시세끼 식사시간이 되면 또 청량음료를 음식과 함께 먹는다. 그런 식습관 때문에 설탕 과다로인한 당뇨 합병증과 치건강에 치명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티노 도시빈민들이 한인 치과 닥터를 찾아 올 때쯤이면  대부분이 벌써 많은 치아를 잃어버린 채 로 온다. 그나마 남아있는 치아조차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며칠째 치통 때문에 식사를 못하고 일도 할 수 없어서 찾아온 저들의 치아 상태는 세균 덩어리 싸로(Sarro, 치석)에 가득 쌓여 있거나, 삐까두라(Picadura, 충치)가  뿌리까지 번져 신경치료를 받아야 할 지경이다. 힝히비띠스(Gingivitis) 치은염, 치주염으로  아까운 치아를 한꺼번에 몇 개씩 잃어버리기도 한다.

셜링턴 일일 노동자 윌프레도(59세)는 엘살바도르 우니온이 고향이다. 태평양 연안이면서 온두라스와 연접한 그의 고향은 풍부한 해산물로 유명하다. 9살 되던 해 뱃일을 시작한 그는, 평생 담배를 입에 물고 살았다. 어부의 힘겨운 일상이 괴로워서, 해 떨어지면 득달같이 달려드는 싼꾸도(Zancudo, 흡혈 모기) 를 연기로 쫓아 보려고 피웠던 것이 벌써 50년의 세월이 흘렀다. 현재도 하루 3갑 이상씩 태우는 체인 스모커(Chain Smoker)로 변모했고 니코틴에 중독되고 말았다.

담배 노예처럼 살았던 한평생, 결과는 섭생(攝生)에 중요한 문제점을 노출시키고야 말았다. 자신 조차도 역겨운 구취가 너무 심각해서 남과의 대화를 꺼리게되었고, 앞니 4개를 비롯하여 어금니들을 차례대로 잃어 버리게되었다. 먹고 소화시키는데 어려워 몸은 점점 쇄약해졌다. 듬성듬성 남아있는 치아 대부분 조차도 새까만 담배진과 치석으로 덮혀있다.

지난 금요일 닥터 정의 사랑어린 배려로 덴따두라(Dentadura, 틀니)를 만들어 끼울 수 있었다. 난생처음 틀니를 착용하여 어색해 하는 윌프레도 향해 닥터는 착용 후 몇가지 주요한 사항을 강의한다.  

“씹는 힘은 원래 치아의 씹는 힘에 비해 5분의 1 정도의 힘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 가능한 부드러운 음식을 천천히 씹어먹어야 한다. 편안하게 사용하려면…”  윌프레도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치과를 나선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