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의 비극

온두라스의 비극

2015년 ‘녹색 노벨상’으로 불려지는 골드만 환경상(Goldman Environment Prize) 수상자는 온두라스의 베르따 까세레스(Bertha Caceres, 45세) 다. 매년 최고의 풀뿌리 환경 운동가에게 상과 15만 달러를 상금으로 수여한다. 온두라스 서부 울창한 삼림 지역에 집단으로 거주하는 렝까 인디오 족(Lenca Indigenous) 출신으로 환경 지킴이이면서 원주민 인디오와 여성의 권익을 위해 일하던 인권 운동가 베르따가 며칠 전 암살됐다. 

목요일 밤, 칠흙 같은 어둠이 깊어지자 정부와 기업이 고용한 전문 암살자들이 베르따의 집을 포위했고 살해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새벽 한시가 되자  두명의 킬러가 방에 난입하여 잔인하게 살해 후 도주했다.  누가 무슨 이유로 살해함으로 응징한 것일까.

중앙아메리카 심장부에 위치한 온두라스는 자원 부국이다. 삼림은 울창하고, 석유를 비롯한 각종 광물 자원이 풍부하다. 하천과 강들이 많아 수자원이 풍부하며 연안 평야는 비옥하여 야자유, 바나나, 소고기와 같은 농산물 자재의 산업적 경작에 유혹의 대상이 되어왔다. 온두라스의 풍부한 원재료들을 독차지하려는 중국과 미국의 경쟁적 탐심이 첨예하게 충돌하기 시작했다. 검은 돈에 매수된 에르난데스 정권은 전국에 수백 개의 댐 건설을 허용했다. 온두라스 국토의 약 30%가 이미 다국적 기업에 양도되어 천혜의 자원들이 수탈당하고 있다.

국영기업 데싸롤료스 에너지 (Desarrollos Energesticos, DESA) 와 세계에서 가장 큰 댐 건설업체인 중국 수력(Sinohydro) 이 담합하면서 렝카 원주민들을 조상 대대로 살아왔던 싼 뻬드로 사까빠(San Pedro Zacapa) 지역에서 쫓아냈다. 토지와 자원들을 몰수하여 사유화 한 후 그들이 신성시 하는 괄까르께 강(Gualcarque rio)을 막아  아구아 사르카 댐 (Agua Zarca Dam) 건설을 하려고 한다. 댐이 건설되면 렝카 인디오들은 무토지 농민으로 전락하고 당장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받지 못한채  심각한 생존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동족 인디오들의 생사가 걸린 문제를 관망하고만 있을 수 없었던 베르따가 잔다르크 처럼 분연히 일어나 원주민 위원회(COPINH)를 설립하고 지속적으로 항의하자 정부의 사주를 받은 군인들이 시위자들을 향한 위협, 폭력, 강제 구금을 하였고,  101명의 시위자들에게 발포하여 대량 학살 하였다.  그중엔 부모와 함께 시위에 참가 했던 청소년 알란 가르시아(17세)와  끄리스티안 뮤뇨스 (15세)도 있었다. 

지난 해 골드만 상을 수상하면서 짧게 연설한 그의 메시지엔 비명횡사를 예견한 듯 유언 같은 내용이 담겼다.

“나는 살고 싶다. 아직도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군대는 나를 비롯하여 18명을 살생부에 적었고 하나씩 살해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단 한번도 우리의 영토와 존엄한 삶을 위한 투쟁을 포기 한적이 없다. 이는 정당하기 때문이다. 비록 그 과정이 고통스러울지라도 연대와 희망의 힘을 믿는다 ”

베르따의 충격적인 살해 소식에 온두라스가 울고 중남미 라티노들이 함께 침통해 한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